구관이 명관… ‘나 홀로 독주’ BMW표 전기차
지난 7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독일 BMW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전기차 아이콘 테슬라를 추월한 것이다. BMW는 올 상반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판매량(2만4794대)이 전년 동기 대비 38% 늘며 폴크스바겐을 제쳤다. BMW는 내연차 시대에는 누구나 인정하는 글로벌 대표 고급차 중 하나였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에 밀린 후발 주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오랜 경쟁자인 벤츠나 아우디 등을 크게 앞서며 테슬라 추격을 시작했다.
BMW는 지난 7월 유럽에서 전기차를 1만4869대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판매량이 35% 늘었다. 유럽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같은 기간 6% 줄어든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테슬라(1만4561대)를 근소한 차로 앞지른 것은 물론, 독일 고급차 빅3인 아우디(8618대)와 벤츠(8365대)를 크게 앞섰다. 미국에선 만년 7등이었다가 올 상반기 판매량이 급증하며 테슬라, 현대차, 포드, GM, 리비안 다음인 6위에 올랐다. 중국 판매량도 5만3431대로 증가율이 19%나 됐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BMW가 파격적인 외양과 성능의 신형 전기차를 내놓기보다, 기존 내연차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출시하는 전략을 쓴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BMW는 최근 1~2년 새 주력 모델인 5시리즈나 7시리즈 등을 출시할 때, 디자인은 거의 똑같이 유지하면서 구동 시스템만 바꿔 가솔린, 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의 차를 동시에 내놨다. 전기차 전용 모델은 2021년 내놓은 iX 단 1종뿐이다. 기존 제품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려는 전략이었다. 반면 라이벌인 벤츠는 전기차 전용 모델인 ‘EQ’ 제품군을 만들어 기존과는 다른 디자인으로 내연차 E클래스, S클래스와 별도로 판매해왔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급차 시장에선 소비자들이 차를 선택할 때 브랜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최근 전기차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상황에서, 고급 브랜드의 기존 전통을 잘 살린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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