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 바둑학과’ 새 주인 나섰다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 2025학년도 학생 모집 공고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인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총장 장승원)가 바둑학과를 개설한다. 명지대에 이은 국내 2호다. 하지만 명지대 바둑학과는 폐과(廢科) 수순을 밟고 있어 ‘세계 유일’의 칭호도 이 대학으로 넘어가게 됐다.
서울문화예술대는 8월 20일 열린 이사회에서 바둑학과 신설 및 전임 교원 임명안을 가결했다. 12월 2025 학년도 신입생 모집을 시작하고 1월 중 교육과정을 수립할 예정이다. 입학 정원은 일단 30명으로 출발한다.
이 대학교 10대 총장을 지낸 이민우(80) 이사가 바둑학과 창설 산파역을 맡았다. 대한바둑협회 이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통화에서 “바둑은 동양 최고의 문화 유산이자 대표적인 마인드 스포츠”라며 “우리 대학이 그 가치 선양에 앞장서게 돼 큰 영광”이라고 했다.
디지털 대학은 대면(對面)과 비대면(非對面) 방식을 병행 운영하기 때문에 ‘원격(遠隔) 대학’으로도 부른다. 이론 강좌는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사이버(cyber)로 수강하고, 실습이 필요한 부분은 등교해 수행하는 식이다. 국내엔 총 24개의 원격대학이 존재하지만 문화예술 특성화 학교는 이 학교가 유일하다.
1997년 개교해 1만2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재학생 수는 15개 학과 3000여 명. 토털뷰티아트학과, 모델학과, 반려동물학과, 조리학과, 항공보안학과 등 학과 이름에서 보듯 실용 지향적 교육을 강조한다. 박은혜(배우), 김정민(가수), 박찬숙·우상혁·우하람(이상 체육인), 여경옥(셰프)씨 등이 재학 중이거나 거쳐 갔다.
바둑학과를 이끌어갈 전임 교원(교수)에는 바둑계 팔방미인으로 유명한 유승엽(58)씨가 선임됐다. 유씨는 강의 교재, 커리큘럼, 학생 모집 등 실무에 착수했으며 내년 3월부터 학과장 직함을 맡게 된다. “바둑 인구 확대와 올바른 바둑 교수법 정착, 바둑 강사 양성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2의 바둑학과’ 등장 소식에 바둑계는 안도감과 기대감을 동시에 쏟아내고 있다. 명지대 바둑학과는 지난 20여 년간 한국기원 등 바둑 관련 분야에 우수 인력 공급원으로 큰 몫을 맡아왔으나 대학 측의 경영 실패 희생양으로 폐과 수순을 밟고 있다. 재학생과 교수진은 학교의 결정에 맞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여론도 이들 편이었지만 항고심서 패소했다. 바둑계 전체가 망연자실 하던 터에 서울문화예술대학 바둑학과 개설 소식이 전해진 것.
특히 바둑학과 진학을 목표로 정진하다 갑자기 미아 상태가 돼버린 수험생들, 그리고 유학차 한국에 머물러 왔거나 유학을 계획 중인 외국인 바둑 지망생들에게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명지대 바둑학과 창립 멤버로 활약하다 2021년 정년 퇴직한 정수현 전 교수는 “바둑과 사이버 세계는 궁합이 기막히게 잘 맞는 사이”라며,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이 꼭 성공해 정통 바둑학과의 맥을 이어가길 축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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