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데 승진" "대통령 아니시지 않냐"…김용현, 야당 의원과 설전

김인한 기자 2024. 9. 3.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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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이재명 평화혁명론=레닌의 볼셰비키 혁명"…與의원 주장에 野반발, 청문회 12시간 만에 파행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사진=국회방송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빚은 가운데 김 후보자와 야당 의원 간 신경전도 관심을 끌었다. 신경전은 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김 후보자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주도해 '안보 공백'을 초래했고 대통령경호처장으로 무능했다는 야당의 비판에서 비롯됐다.

김 후보자는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경호처장으로 무능했는데 국방장관으로 승진했다'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장에 "대통령이 아니시지 않나"라며 "그러니깐 대통령이 안 되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저녁 9시쯤 추가 질의를 통해 "북한의 오물풍선에 용산이 뚫리고 무인기에 뚫리고 (미국의) 도·감청에 뚫린 게 김 후보자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뒤"라며 "경호 관점에서 저라면 (김 후보자를) 잘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목에서 김 후보자의 '대통령이 아니시지 않느냐'는 반박이 나왔다. 그러자 김 의원이 "김 후보자 당황한다고 그런 식으로 답변하지 마세요"라고 말하자 김 후보자는 "전혀 당황 안 합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정상적 대통령이라면 경호의 명백한 실패자를 장관으로 승진시키지 않는다"며 "말을 잘 듣거나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니깐 (인사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는 모습. / 사진=뉴스1


김 후보자는 "의원님 말씀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도·감청 이야기는 날조된 사실이고 대통령실에서 이미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오물풍선이 날아와서 국민을 위협하고 합동참모본부가 (오물풍선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조치하는 최선의 방안을 취하고 있다"며 "그런 조치에 실패 운운하시는 것은 강도가 총과 칼을 들고 국민을 위협하는 데 경찰을 뭐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오물풍선은 날아온) 항적을 보시면 용산 대통령실이 뚫렸는지 안 뚫렸는지 바로 아실 수 있다"며 "무인기는 뭐가 뚫렸다고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기도 했다.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에게 발언 기회를 주기 전 김 후보자에게 "야당 의원님이 질의하실 때 섭섭한 부분도 있고 듣기 거북하신 내용도 있지만 그 몫을 감당하셔야 한다"고 했다.

성 위원장은 "김 후보자는 제복을 입고 국가를 위해 충성해 오시고 흠결 없이 사신 분"이라면서도 "김민석 의원님 질의 중 '대통령이 안 되시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사과하실 의향은 없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제 발언이 과했다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김 후보자의 유감 표명에 별도 의사진행 발언은 하지 않았다. 인사청문회가 순탄하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이후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 질의 이후 인사청문회는 파행 끝에 산회했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 질의를 통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평화혁명론이 사회주의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이 주장하는 군주제 혁명 등과 유사하다고 주장한 모습. / 사진=국회방송


강 의원은 이날 저녁 9시40분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평화혁명론을 읽으면서 1917년 블라디미르 레닌의 볼셰비키 혁명이 연상됐다"며 "레닌이 주장하는 군주제·토지·빵·평화 혁명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경제·복지·평화혁명과 유사한 궤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상을 가진 분들이 다수당의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김 후보자께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 군의 이러한 사상, 민주주의 중에서 자유를 뗀 민주주의가 침투되지 않도록 장병들의 사상이 오염되지 않도록 정신전력을 강화해 주시고 자유민주주의를 목숨 걸고 사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관련 발언이 끝나자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도 "비교할 걸 비교해야지" "윤석열은" 등의 발언이 나왔다. 강 의원은 "동료 의원한테 ○라이라고 말하는 그런 상스러운 분들하고 이 자리에 있는 게 안타깝다"며 "동료의원한테 상스럽다고 말하냐"고 주장했다.

여야 설전이 격화하자 성 위원장은 인사청문회 중단을 선언했다.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전 10시 시작됐고 밤 9시40분쯤 약 12시간 만에 중단됐다. 결국 인사청문회는 자정까지 속개되지 않고 종료됐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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