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시간 동안 응급실 찾다”…뇌 손상에 의식불명

배지현 2024. 9. 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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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갑작스레 고열 증상 등을 보인 2살 유아가 응급실을 찾지 못하다 결국 의식 불명에 빠졌습니다.

이 유아는 119신고 뒤 1시간 동안이나 진료를 받을 응급실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지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주말 밤 8시 40분쯤, 열이 나고 경련 증상을 일으킨 2살 A 양.

A 양 어머니는 곧바로 119에 전화했고, 11분 만에 구급대원이 집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구급차는 바로 출발할 수 없었습니다.

[A 양 어머니/음성변조 : "'지금 받아주는 데가 다 없기 때문에 어머님도 같이 (병원에 전화를) 돌리셔야 돼요' 이렇게 구급대원이 말씀하시더라고요."]

10여 분 동안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했지만 모두 받을 수 없다는 대답뿐.

급한 대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습니다.

[A 양 어머니/음성변조 : "지금 아기가 너무 위급한 상태다. 우리 아기 좀 봐주세요. 이러고 이제 갔는데. '지금 119랑 같이 있으시다면서요. 그럼 괜찮은 거 아니에요'라고…."]

겨우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응급 진료를 받았지만 119에 신고한지 1시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약을 투여해 곧바로 경련은 멈췄지만, A 양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구급대원은 당시 A 양의 상태를 시급히 진료가 필요한 상태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병원 11곳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며 이송을 거부했습니다.

[박호균/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 "다른 곳에서도 소아과 의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 소아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소아 환자의 진료를 받지 않는다면 법에서는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겠죠."]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한 병원은 소아과 의사는 있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며 환자를 받지 않았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병원의 거부로 4차례 이상 환자를 재이송한 사례는 17건에 달했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촬영기자:정준희/영상편집:김종선/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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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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