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사이타마 지사, 간토학살 조선인 첫 추도문…“진심으로 애도”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4. 9. 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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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노 모토히로 일본 사이타마현 지사가 101년 전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에 처음으로 추도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간부는 고이케 도쿄도 지사가 매년 9월 1일 도쿄에서 열리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는 데 대해 "도쿄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학살되고 희생됐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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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요청에 올해 처음으로 응해
고이케 도쿄도지사는 8년 연속 추도문 거부
지난 1일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 주최로 열린 ‘제101주년 관동(간토)대지진 한국인 순난자 추념식’에 참석한 박철희(앞줄 왼쪽 세 번째) 주일 한국대사와 후쿠다 야스오(네 번째) 전 일본 총리. [재일본대한민국민단 제공]
오노 모토히로 일본 사이타마현 지사가 101년 전 간토대지진 당시 학살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행사에 처음으로 추도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에서 추도문을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일본 시민단체 ‘강대흥 씨의 생각을 새겨 미래에 살리는 모임’ 에 따르면 오노 지사는 오는 4일 사이타마시에 있는 절 조센지에서 열릴 추도식에 “간토대지진 발생 101년을 맞아 진재(震災·지진에 의한 재해)에서 희생된 모든 분의 영혼에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는 추도 메시지를 보냈다.

오노 지사는 이 시민단체의 추도문 송부 요청을 받고 올해 처음으로 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대흥 씨는 1923년 간토대지진 직후 조선인 학살이 자행되던 도쿄에서 사이타마로 피난하던 중 자경단에 칼과 창으로 살해됐다. 숨질 당시 24세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 주민들이 만든 고인의 묘가 있는 조센지에서는 매년 9월 추도 행사가 열리고 있다.

다만 오노 지사의 메시지도 간토대지진에서 희생된 모든 분에 대해 애도한다고 표현했을 뿐, 당시 조선인 학살 피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내용이 담겨있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강대흥 씨의 생각을 새겨 미래에 살리는 모임’의 간부는 “처음 메시지가 나왔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년에도 지사에게 추도문을 요청할 텐데 그때는 조선인 학살 등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간부는 고이케 도쿄도 지사가 매년 9월 1일 도쿄에서 열리는 조선인 희생자 추도 행사에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는 데 대해 “도쿄에서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학살되고 희생됐다는 것은 명백하다”면서 “추도문을 보내지 않는 것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고이케 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6년에는 추도문을 보냈으나, 이후 올해까지 8년 연속 도쿄도 위령협회 대법요(大法要)에서 “대지진으로 극도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희생된 모든 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는 메시지를 밝힌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송부를 거절하고 있다.

특히 도쿄도는 사망자 수 등에 관한 국가 기록이 있음에도 “어디까지나 국가가 파악했던 내용으로 도쿄도는 조사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간토대지진은 일본 수도권이 있는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 1일 발생했다. 지진으로 10만여 명이 사망하고 200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당시 일본 정부는 계엄령을 선포했고 일본 사회에는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거나 ‘방화한다’ 같은 유언비어가 유포됐다. 이로 인해 약 6천 명으로 추산되는 조선인이 살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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