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계엄령' 공방…여 "근거도 없이 국기문란" 야 "정황 제보 많아 경고 차원"

하지현 기자 2024. 9. 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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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날 여야 회담서 '계엄' 의혹 제기
여 "근거 제시해라…궁예의 '마구니' 사냥이냐"
야 "여러 정황 제보받아…김용현 용도는 계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을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4.09.01.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여야는 2일 야당의 '윤석열 정부 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발언의 근거를 대라며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민주당은 "여러 가지 의심과 정황이 있다는 것에 대한 경고 차원"이라며 의혹 제기를 이어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여야 대표회담에서 '계엄령 준비 의혹'을 제기한 것에 대해 "근거를 제시하라"며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 문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 대표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계엄 얘기가 자꾸 나온다"며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국회의원을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와 관련 "맞는다면 심각한 일 아닌가. 근거를 제시해달라. 차차 알게 될 거다? 그건 너무 무책임한 이야기"라며 "일종의 '내 귀 속에 도청 장치가 있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민생 협치를 논의할 자리에서 근거 없는 계엄령 선동 발언을 던진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나라를 혼란에 빠트리는 가짜뉴스 선동이다. 국민을 바보로 아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10월부터 야당 의원들에 대한 유죄 판결이 나오니 '계엄령을 앞두고 야당 의원들을 잡아간다'는 거짓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사법 정의 실현이 두려우면 제발 죄짓고 살지 마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공개발언은 일부 사람들에게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피해망상적인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며 "가장 저급한 형태의 정치"라고 꼬집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후쿠시마 괴담은 상대를 친일로 매도하기 위함이고, 계엄 괴담은 상대를 독재로 매도하기 위함"이라며 "과거 드라마 '왕건'에서 독심술로 '마구니' 사냥을 즐겼던 궁예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황 제보가 있다"며 '계엄령 준비설' 주장을 이어갔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김태현의 정치쇼' 라디오에서 "이 정권이 얼마나 비상식적이면 계엄 선포 같은 이야기들이 나오겠나"라며 "여러 가지 의심과 정황이 있다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 차원에서 드리는 말씀"이라고 했다.

조 대변인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 지고 나서 지지자들이 미국 의회를 난입했던 사건이 있지 않았나"라며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려와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정황상 확인하고 있고 관련 정황이 제보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근거를 묻는 말에는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관련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며 "군이라는 물리력을 동원해서 뭘 하겠다는 0.1%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저희는 차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는 천준호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실제 계엄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준비가 됐다고 하는 게 나중에 밝혀지지 않았나"라며 "이 정권에서도 어딘가에서 그런 계획과 기획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대표는) 여러 가지 정황에서 계속 제보를 듣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신 것"이라며 "최고위원들 중에서도 이야기하신 분들이 계셨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추미애 의원은 이날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항간에는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 체제를 구축 중이고 후보자의 용도도 그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후보자를 중심으로 대통령실과 국방부, 방첩사, 수방사가 하나의 라인으로 구축될 수 있다. 국방부 장관에 임명될 수 없는 핵심적인 이유"라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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