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 시간 동안 응급실 찾다”…뇌 손상에 의식불명
[앵커]
저출생의 위기 속 수도권에서 응급 소아환자가 진료를 거부 당해 의식불명에 빠진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살 유아가 열과 경련으로 1시간 동안 11곳의 응급실에 진료를 호소하다가 상황이 악화된 건데요.
대부분의 병원에선 소아과 의사가 없다고 했고,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에선 세부 전문의가 없다며 환자를 받지 않았습니다.
단독 보도, 배지현 기잡니다.
[리포트]
주말 밤 8시 40분쯤, 열이 나고 경련 증상을 일으킨 2살 A 양.
A 양 어머니는 곧바로 119에 전화했고, 11분 만에 구급대원이 집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구급차는 바로 출발할 수 없었습니다.
[A 양 어머니/음성변조 : "'지금 받아 주는 데가 다 없기 때문에 어머님도 같이 (병원에 전화를) 돌리셔야 돼요' 이렇게 구급대원이 말씀하시더라고요."]
10여 분 동안 경기 서북권역 병원 6곳에 전화했지만 모두 받을 수 없다는 대답뿐.
급한 대로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역시 진료를 거절당했습니다.
[A 양 어머니/음성변조 : "'지금 아기가 너무 위급한 상태다. 우리 아기 좀 봐 주세요' 이러고 이제 갔는데. '지금 119랑 같이 있으시다면서요. 그럼 괜찮은 거 아니에요'라고…."]
겨우 12번째로 연락한 병원에서 응급 진료를 받았지만 119에 신고한지 1시간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약을 투여해 곧바로 경련은 멈췄지만, A 양은 심각한 뇌 손상을 입고 한 달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구급대원은 당시 A 양의 상태를 시급히 진료가 필요한 상태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병원 11곳은 진료할 '의료진이 없다'며 이송을 거부했습니다.
[박호균/변호사/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 "다른 곳에서도 소아과 의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인데 소아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소아 환자의 진료를 받지 않는다면 법에서는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겠죠."]
소아응급실을 운영하는 한 병원은 소아과 의사는 있었지만 '소아신경과' 담당의가 없다며 환자를 받지 않았습니다.
소방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병원의 거부로 4차례 이상 환자를 재이송한 사례는 17건에 달했습니다.
KBS 뉴스 배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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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 기자 (veter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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