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2년’ 세운상가 공중보행로 철거
오세훈 서울시장이 철거를 공언했던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공중보행로가 철거 수순에 돌입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공중보행로 철거를 결정하고 이달 말 주민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공중보행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고 세운상가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세운상가 공중보행로는 세운상가와 청계상가, 진양상가 등 7개 상가의 3층을 잇는 길이 1㎞ 다리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때인 2016년 세운상가 일대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고, 2022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총사업비 1109억원이 모두 시 예산으로 충당됐다.
오 시장은 세운상가 보존 및 도시재생사업에 반대 의견을 표해왔다. 2021년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1000억원을 들여 만드는 공중보행로가 완성되면 도심 발전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2022년 4월21일에는 세운상가를 방문해 공중보행로를 걷어내고 고밀도 개발 후 녹지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의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보행로를 두고 오 시장은 “이제 겨우 완성돼 활용을 앞두고 있어 (철거가) 민망하지만 철거돼야 할 운명”이라며 “공중보행로가 대못이 될 수밖에 없다. 대못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재임 1기(2006~2011년)에 세운상가 일대를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박 전 시장 때는 도시재생 위주로 계획이 변경됐지만, 오 시장 재임 2기 들어서 만든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결정안’은 지난 3월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수정가결됐다. 당시 계획안에는 보행교 철거가 명시되지는 않았으나 오 시장이 공언한 만큼 보행교 철거는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여겨졌다.
보행로 1㎞ 중 삼풍상가에서 PJ호텔 사이 250m 보행교가 먼저 제거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750m는 주변 녹지 공원화 계획과 연계해 걷어낼 예정이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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