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날것 매력 잃었다…작위적인 불협화음 '음악일주', 시청률도 '뚝' [TEN스타필드]

태유나 2024. 9. 2. 2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음악일주' 작위적인 설정에 거부감↑, 시청률 3.1%로 시리즈 역대 최저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색다른 재미와 변주를 위해 택한 '음악'이 오히려 독이 됐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날 것'의 매력이 강점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승승장구하던 기안84의 여행예능 시리즈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가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로 인해 삐끗하고 있다.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이하 '음악일주')는 '태계일주'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기안84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가수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그간 '태계일주'가 남미, 인도, 마다가스카르 등 생소한 여행지에서 무계획 여행을 펼쳤다면, '음악일주'는 음악인들의 성지 미국을 누비는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음악일주'는 기안84가 지난해 대상을 받고 떠난 첫 번째 여행인 만큼 더욱 무거운 책임감이 따르고 있다. '태계일주' 시즌4까지 제작이 이미 확정된 만큼, '음악일주'의 성공 여부가 이목이 쏠렸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음악일주' 성적은 아쉬움 뿐이다. 첫회 시청률은 3.6%로 '태계일주' 역대 시리즈 중 가장 낮은 첫회 시청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3회 만에 3.1%로 떨어지면서 시리즈 자체 최저 시청률이라는 굴욕을 맛봤다. 



'음악일주'의 저조한 성과에는 이전 시즌에 비해 지나치게 작위적인 전개에 있다. '음악일주'는 첫 회부터 우연의 연속이었다. 치안이 좋지 않은 브롱크스 길에 누워있는데 마침 우연히 만난 두 남자가 당일 저녁에 길거리 싸이퍼하는 곳을 알려주고,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브이솝이 랩을 권유하고,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어설픈 실력의 기안84 랩에 호응해준다. 여기에 브이솝은 돌연 자신의 스튜디오로 기안84를 초대하고, 가족들을 소개시키고, 쿠퍼 프로젝트 블록파트에 데려다 함께 어울린다. 

하나의 우연도 쉽지 않은데, 마치 짜인 대본처럼 물 흐르듯 여행하는 기안84의 모습에 '날 것'의 매력이 빠진 느낌이다. 그간 '태계일주'에서도 섭외는 있었겠지만, 이렇게 우연을 강조한 느낌은 아니었다. 음악하는 기안84의 모습을 담아야 했던 '음악일주'의 너무 노골적인 상황에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커진 이유다. 



음악을 만들어야 하는 의도가 개입되다 보니 기안84가 가지고 있던 진정성마저 흐릿해졌다. 싸이퍼, 데스매탈 현장에서는 제작진의 현란한 촬영 기술까지 들어가 우연히 들어간 공연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처음과 끝만 정해놓는 무계획 여행이 콘셉트였던 '태계일주'가 '음악일주'로 인해 한편의 시트콤이 돼 버렸다. 

멤버들의 케미도 개개인의 역량은 좋았지만, 한데 뭉쳐놓으니 불협화음이 났다. '음악일주'에새롭게 합류한 유태오는 다정하면서도 갑자기 급발진 순수한 매력을 보여줬는데, 기안84와 만나니 조화롭지 못했다. 그간 이시언, 덱스 등 '태계일주' 멤버들이 통통 튀는 기안84를 잡아주는 균형을 이뤘다면, 유태오는 기안84와 마찬가지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느낌을 줬다. 빠니보틀로 안정감을 준다고는 하나, 묘하게 어긋나는 케미스트가 극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물론 기안84의 매력은 여전했다. 소화전에서 나오는 물에 거리낌 없이 세수를 하고, 가위로 옷을 대충 잘라서 입고, 화장실을 찾아 맨헤튼을 떠도는 모습 등은 웃음을 자아냈다. 

음악에 대한 기안84의 진심은 느껴지나, '기안84의 음악 여행'이라는 게 대중에게는 잘 먹히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도 완전체 여행이 이제 막 시작된 만큼, '태계일주'가 초반의 혹평을 딛고 재미를 안겨줄 수 있을 거란 기대 역시 존재한다. 불협화음 대신 완벽한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Copyright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