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엄령’ 불 지피는 민주당, 왜?
윤 정부 ‘비상식’ 이미지 부각
강성 지지층 ‘설’ 수용 지적도
대통령실 “탄핵 빌드업인가”
한동훈 “거짓이면 국기문란”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선의 문제와 현 정권의 ‘비상식’을 부각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윤석열 정부 초반부터 강성 지지층이 거론하던 ‘계엄 시나리오’를 무리하게 수용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대통령실은 “탄핵에 대한 빌드업(사전 준비) 과정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천준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2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실제로 계엄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준비됐다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지 않았나”라며 “지금 이 정권에서도 어딘가에선 그런 고민과 계획, 기획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전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말도 안 되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는 등 여권이 근거 제시를 요구하자, 민주당은 ‘제보’가 있다고 맞서는 중이다. 천 위원장은 “제보를 듣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가) 그런 부분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계엄령 준비 의혹을 제기하는 배경엔 우선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이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 총괄특보단장인 안규백 의원은 K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자는 대통령의 충암고 1년 선배이고,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와 각 군 정보부대 라인업이 충암고 선후배로 모두 짜여 있다”며 “현행법으론 합동참모본부와 방첩사가 계엄을 실행, 기획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비상식’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시도로도 보인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오죽하면 국민이 계엄령을 걱정하겠는가”라며 “주술적 비상식이 루틴인 정권 아닌가”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가 계엄령 준비 의혹을 제기하며 근거를 내놓지 않은 데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실제 김 후보자가 대통령경호처장으로 근무를 시작한 2022년 5월부터 강성 친명 지지층에서 계엄 시나리오가 퍼졌다. 하지만 계엄 준비 관련 근거가 제시된 바는 없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이재명)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시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짓말이면 이건 국기문란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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