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코카콜라 즐긴 워런 버핏의 장수

김철중 기자 2024. 9. 2.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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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이철원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94)이 매일 콜라와 햄버거, 사탕을 즐겨 먹는데도 건강하게 장수하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포천이 보도했다. 버핏은 매일 355㎖ 콜라를 5개 마신다. 이 억만장자는 패스트푸드점에 들러 소시지 패티 2개, 계란, 베이컨으로 구성된 3.17달러짜리 아침 식사를 한다. 점심에는 칠리 치즈 핫도그와 견과류 아이스크림을 먹고, 간식으로 사탕을 챙긴다. 그는 스스로 “여섯 살 아이처럼 먹는다”고 했다.

▶일본 소화기내과 의사 사사키 준 박사는 노인들에게 ‘맥도널드’를 권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운영하는 의원은 도쿄에서 고령자 8000여 명의 집을 찾아가 진료하는 일본 최대 방문 진료 기관이다. 그는 노인들이 저영양 상태로 노쇠에 빠져 집에만 머무는 것을 실감했다. 사사키 박사는 “나이 들면 비타민이나 미네랄 같은 세세한 영양소보다 칼로리와 단백질을 제대로 챙겨 먹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간단히 해결해 주는 것이 햄버거와 프라이드 치킨”이라고 했다.

▶모바일 기술로 억만장자가 된 브라이언 존슨(47)은 자기 노화 속도를 느리게 하는 데 한 해 200만달러를 쓴다. 그의 식사는 브로콜리, 버섯, 올리브 오일, 렌틸 콩 등 식물성으로만 채워져 있다. 국내서 ‘감속 노화’ 열풍을 일으킨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젊었을 때는 그게 좋지만, 73세 정도부터는 소식하지 말고, 근육 생성을 위해 흰 쌀밥을 많이 먹고, 충분한 양의 동물성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통적인 장수 지역 일본 오키나와는 남북으로 갈린다. 100세인이 많은 북부 지역은 고야라는 일본 채소를 일상적으로 섭취하며 옛날 식생활을 유지한다. 주민들이 어울리며 같이 모여 식사를 한다. 남부에는 미국 문화와 패스트푸드점이 퍼지면서, 중년층 비만과 심장 질환자가 급격히 늘어나 평균수명이 줄었다. 장수학자들은 오키나와 일부가 ‘콜라 식민지’가 됐다고 혀를 찬다.

▶장수는 타고난 유전자 30%, 살아온 생활 습관 70%로 이뤄진다. 생활 습관에는 식이, 운동, 수면, 스트레스, 인지 기능, 재정적 안정, 사회적 관계 등이 꼽힌다. 버핏은 어찌됐든 하루 2700㎉의 칼로리와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한다. 잠은 8시간 자고, 친구들과 어울려 카드 게임을 즐기고, 하루 5시간 독서와 사색을 한다. 포천지는 “버핏이 주는 교훈은 코카콜라가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했다. 나이 들수록 성장기 아이로 돌아가, 많이 먹고, 천진난만하게 살아야 하는가 싶다.

김철중 논설위원,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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