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제로특구’ 시행 한 달…광명 먹자골목 가보니
부천·안산·양평 등 4개 지역 지정
전문업체가 다회용품 수거·세척
손님엔 할인쿠폰·식당은 비용절감
“용기 다시 쓰며 탄소 줄이니 뿌듯”
경기 광명 사거리 먹자골목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신윤철씨(64)는 최근 매장 내 일회용 젓가락과 포장용기, 일회용 컵을 대부분 치웠다. 대신 식당 한쪽에는 스테인리스 그릇 등 ‘다회용품’을 쌓아뒀다.
배달 주문이 들어오면 신씨는 일회용품이 아닌 스테인리스 그릇에 음식을 담아 라이더에게 전달한다. 신씨의 식당이 있는 광명 사거리 먹자골목 내 식당 30여곳의 주방 풍경도 모두 비슷하다.
이처럼 광명 사거리 먹자골목에서는 일회용품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이 거리가경기도 ‘일회용품 없는 특화지구’(일회용품 제로특구)로 지난 8월 전환된 이후 한 달 동안 일어난 변화다. 신씨는 “손님들도 처음에는 당황해하시더니 일회용품 안 쓰는 거리로 지정돼서 이런 사업을 한다고 설명하면 모두 좋아하신다”며 “적은 노력으로 탄소중립에 이바지할 수 있으니 동참하는 상인들도 모두 뿌듯해한다”고 말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일회용품 제로특구 조성사업은 2026년까지 3년간 총 30억원의 도비를 투입해 다회용기 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광명(사거리 먹자골목, 무의공 음식문화거리)을 포함해 부천(대학캠퍼스 일대), 안산(샘골로 먹자골목), 양평(양수용담지구, 세미원 일대) 등 4개 지역에 조성됐다. 이들 지역의 식당들은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품을 사용한다. 사용된 다회용품은 별도의 수거 업체가 수거해 세척한 뒤 다시 식당으로 배달한다. 수거부터 세척, 배달까지 들어가는 비용은 컵 1개 기준 140원이다.
시행 초기인 만큼 아직 일부 식당에서는 일회용품과 다회용품이 혼용되고 있다. 다회용품을 도에서 지원받는 식당은 배달 주문 때마다 쓰던 일회용품을 사지 않아도 돼 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다회용품 이용에 동참하는 시민들에게는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광명의 경우 경기도 공공배달 앱인 배달특급을 통해 이용할 때 다회용품을 사용하면 총 8000원(첫 주문 5000원, 상시 3000원) 상당의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시민들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예상보다 많이 이용한다. 광명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당시 목표는 하루 평균 이용 건수 70건을 확보하는 것이었는데 현재 평균 90건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음식점과 카페뿐만 아니라 일회용품 사용이 많은 골프장과 장례식장 등에도 다회용기 인프라를 확대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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