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브릭스 가입 신청···다음달 허용 논의”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연합체 브릭스(BRICS)에 튀르키예가 가입을 신청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을 잘 아는 여러 소식통은 튀르키예가 이미 수개월 전 브릭스에 공식 가입 신청서를 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튀르키예 정부는 지정학적 중심이 선진국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달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튀르키예의 가입 허용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대통령실과 외무부는 이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튀르키예가 브릭스의 문을 두드린 데에는 끝내 유럽연합(EU)에 가입하지 못한 사실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지난 25년 동안 EU에 가입하길 희망해 왔다. 1999년 EU 가입 후보국이 됐고 2005년 공식적으로 가입 협상을 시작했다. 그러다 튀르키예에서 2016년 쿠데타 시도가 일어나고 2019년 그리스와의 관계가 나빠지면서 협상이 중단됐다.
이 소식통들은 튀르키예가 수십년 동안 EU에 가입하려 시도했으나 진전이 없다는 좌절 속에 브릭스 가입을 타전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튀르키예가 러시아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유럽 국가들과 불화를 빚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지난 6월 브릭스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한 후 언론에 “우리는 브릭스 국가들과 관계를 맺고 대화와 협상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EU가 한발 더 나아갈 의지가 있었다면 특정 사안에 대한 우리의 관점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으로, 스웨덴 등의 나토 신규 가입과 자국의 EU 가입을 연계하며 영향력을 행사했다. 신규 가입을 위해선 나토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튀르키예 의회의 비준을 거쳐 스웨덴이 나토에 최종 합류한 이후에도 EU 회원국들은 튀르키예의 가입에 부정적이다.
브릭스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이름을 따 설립됐다. 올해 초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 이집트가 새로 합류해 11개국 체제로 성장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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