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위기설' 격화..."사실 아냐" VS "국민 속여"
■ 진행 : 정진형 앵커, 이은솔 앵커
■ 출연 : 권민석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8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앞서 전해 드린 것처럼 전국 병원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응급의료체계가 붕괴하는 게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정부는 확산하는 응급실 위기설은 사실이 아니라며군의관과 공중보건의를진료 공백을 메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부 권민석 기자와함께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전국 병원 응급실을 중심으로 응급의료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닌지에 대한 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시작된 건 지난주 대통령 기자회견 때부터죠?
[기자]
네, 지난달 29일 윤석열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의료 개혁과 관련해 질의응답이 있었습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한다며 현장과 괴리감이 크단 지적이 나왔는데요. 윤 대통령 역시 비상진료 체제가 비교적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녹취 듣고 오시겠습니다.
[양승식 / 조선일보 기자 (지난달 29일) : 의료 현장의 체감과 대통령실의 메시지에 차이가 큰 이유가 좀 궁금합니다.]
[윤석열 / 대통령 (지난달 29일) :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시는 게 제일 좋을 거 같습니다. 특히, 지역 종합병원들을 가보시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있지만 일단 비상진료 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고….]
[기자]
이를 두고 의료계에선 정부가 응급 의료 현장의 아우성을 외면하고 있단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응급실 진료 인력이 부족한 건 물론이고, 응급실 처치 환자를 추가로 맡아줄 배후 진료도 어려워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의료계에서는 지금 정면 반박하고 있는 상황. 지금 응급실은 정상적인 진료를 못하고 있다면서 의사단체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현황을 공개했다고요?
[기자]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가공개한 자료인데요. 정부 발표와 달리 이미 많은 응급실이 전문의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9월 1일 현재, 전국 57개 대학병원 응급실가운데 영유아 내시경이 안 되는 곳이 46개, 영유아 장폐색 시술이 안 되는 곳은24곳, 분만이 안 되는 응급실이 14곳, 흉부대동맥 수술이 안 되는 곳은 16곳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건국대 충주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강원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이 응급실을 일부 닫았거나 닫으려는 계획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추석을 기점으로 응급 진료가 안 되는질환이 더욱 증가하고 응급실을 닫는 대학이 늘어날 거라고 우려했습니다. 대한아동병원협회도 추석 연휴에는 응급실을 찾는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대로라면 아동병원의 '소아응급실화'가 심각해질 거라며 추석 연휴 소아응급 진료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지금 말씀하신 것만 들어봐도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밝혔던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 이런 느낌은 아닌데 정부는 지금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오늘 보건복지부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의료계에서 말하는 '응급실 붕괴 위기'는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복지부는 전국 응급실 409곳 가운데 99%인406곳이 24시간 운영되고 있고 27곳, 6.6%만 병상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응급의료기관병상은 5,918개로, 평시인 지난 2월 첫째 주 6,069개의 97.5%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고 기준으로 권역·지역 응급의료센터 180곳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 말, 1,504명이었는데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1,587명으로오히려 소폭 늘었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라 응급실에서근무하는 전체 의사는 평시 대비 73.4% 수준이라며,일부 응급실이 진료에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습니다.복지부 브리핑 듣겠습니다.
[박민수 / 보건복지부 2차관 : 진료 제한이 뜨면 배후 진료가 어떤 사정으로 인해서 진행이 안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매우 어려움이 큰 것은 인정합니다. 그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배후 진료도 그렇고, 응급실도 그렇고, 역량이 평시를 100으로 본다면 한 30%에서 20%는 내려가 있는 상황이고요. 그 내려가 있는 상황에서 밀려드는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니, 결국은 중증 위주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할 수밖에 없고, 이게 아마 현장에 계신 의료진들한테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여건입니다.]
[기자]
정부는 하지만 고질적 문제인 '응급실 뺑뺑이'는 전부터 누적된 의사 부족에 따른 것일 뿐, 의정 갈등으로 인한 전공의 집단 사직 여파가 심대한 영향을 미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갈등 상황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 사실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거든요. 응급실 진료 역량에 관해, 정부와 의료계 사이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유 뭐라고 보십니까?
[기자]
정상적인 응급실 기능을 어디까지로 볼 거냐, 기준의 차이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전체 전공의는 어림잡아 만3천 명, 이 가운데 의대 증원에 반발해 아직 복귀하지않은 전공의가 만 명 정도 됩니다. 전국에서 만 명이 빠졌는데, 일상 진료와 응급실 운영이 평소와 큰 차이가 없을 수는 없겠죠. 평상시와 비교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73% 수준이라고 복지부도 인정했듯이현장에선 2∼3명이 함께 서던 응급실 당직 근무를 한 명이 전담해 과부하가 걸리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관련 녹취 듣겠습니다.
[남궁인 /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지난달 30일) : 저 혼자 당직을 서고 있는데, 심정지 환자 둘이랑, 뇌출혈 환자 하나랑, 뇌경색 환자 하나랑, 심근경색 의증 환자가 한 명 왔어요. 한 시간 내로 다 왔어요. 모조리. 적어도 (응급실 의사) 둘 셋 정도가 심정지 하나 정도는 나눠서 봐줘야 합니다. 근데, 다 살아나긴 했어요. 운이 좋아서입니다. 운이 좋아서….]
[앵커]
추석을 앞두고 정말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러면 정부에서는 어떤 대책들이 있습니까?
[기자]
오늘 발표했는데요. 당장 모레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250여 명을 진료 제한 응급실에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오는 4일, 군의관 15명을 먼저 배치하고,오는 9일부터 군의관과 공중보건의235명을 추가 파견할 예정입니다. 앞서 홍선기 기자 리포트에 나왔는데, 응급실 진료 제한을 겪는 건국대 충주병원,세종 충남대병원, 강원대병원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연휴엔 보통 응급실 내원 환자가 급증합니다. 작년 추석 때 응급실 이용 환자는 직전 주보다 72% 급증했고, 경증 환자 비율은 추석 전 주 50.4%에서 추석 연휴 기간 60.7%까지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9월 11일부터 25일을 비상응급 대응 주간으로 운영해 중증·응급환자 진료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추석 응급실 대란 우려를 진화하기 위해 올해 설 연휴보다 400여 곳 많은 4천 곳 이상의 당직 병·의원을 지정하고, 당직 병·의원 신청이 부족하면 응급의료법에 따라 당직기관을 별도로 정하게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권민석 기자와 응급실 위기설에 대해서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권민석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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