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다, 잡아 봐라"…경찰 비웃는 '지인 능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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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른 사람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범죄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저희가 온라인에서 이런 불법영상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을 운영했다고 하는 사람과 텔레그램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앵커>
그 사람은 자신이 대학생이라고 주장했는데 자기는 죄가 없다면서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라며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말까지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지인능욕방 운영자라고 주장하는 한 텔레그램 이용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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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른 사람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하는 딥페이크 범죄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저희가 온라인에서 이런 불법영상물을 공유하는 대화방을 운영했다고 하는 사람과 텔레그램으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사람은 자신이 대학생이라고 주장했는데 자기는 죄가 없다면서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라며 수사기관을 조롱하는 말까지 했습니다.
최승훈 기자 리포트를 먼저 보시고 이 내용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대화방에 참여하려면 지인 사진이나 불법 영상물을 공유하는 등 인증을 요구하는 '지인 능욕방'입니다.
자신들을 고발하는 최근 SBS 보도를 언급하면서 인증을 더 강화하거나 새 대화방을 만들자며 대책을 논의합니다.
한 참가자는 "기자 능욕방도 파서 여자 기자들을 능욕하는 거 어떠냐"고 제안합니다.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지인능욕방 운영자라고 주장하는 한 텔레그램 이용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인천에 사는 25살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대학교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상대로 불법 합성물을 만들고, 공유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는 "죄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뉘우치기는 커녕 피해자들에게 "예쁜 몸을 만들어준 것뿐"이라며 "피해자들도 좋아했을 거"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놓습니다.
"수사기관에 잡힐 걱정은 안 한다, 잡아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손쉽게 대화내용과 사진 등을 삭제할 수 있고, 익명성을 보장하는 텔레그램 뒤에 숨으면 쉽게 잡히지 않을 거란 생각으로 수사기관까지 조롱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최근 4년 동안 경찰의 딥페이크 범죄 검거율은 50% 안팎에 머물고 있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도 가장 큰 문제는 텔레그램 등 보안 메신저라며, 수사에 우회 경로를 활용하다 보니 범인 검거와 처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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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최승훈 기자 나와있습니다.
Q. 대화한 사람, 실제 '지인 능욕방' 운영자?
[최승훈 기자 : 확실히 검증할 수는 없었지만 텔레그램 고유 아이디라는 걸 들여다봤습니다. 이름은 바꿀 수 있어도 고유 아이디는 변경할 수가 없는데요. 해당 지인 능욕방 개설자와 아이디는 같았습니다.]
Q. '못 잡는다' 수사 조롱…경찰 대응은?
[최승훈 기자 : 경찰은 지인능욕방에서 활동한 사람들 뿐만 아니라 텔레그램 법인에 대해서도 내사에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허위 영상물, 그러니까 딥페이크 범죄를 방조한 혐의가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겁니다. 최근에 프랑스에서 텔레그램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가 온라인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하고 공모한 혐의로 체포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경찰은 프랑스나 수사당국이나 각종 또 국제 기구 등과도 공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드러낸 걸로 풀이됩니다.]
Q. 텔레그램 수사 가능할까?
[최승훈 기자 : 텔레그램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 수사기관에도 범죄 혐의자의 계정 정보를 잘 제공하지 않습니다. 텔레그램이 보안 정책을 영업 정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수사 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앱스토어에서 아예 텔레그램을 일시적으로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하지만 텔레그램 외에도 이미 여러 보안메신저가 알려져 있어서 우회할 방법은 얼마든지 계속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피해 대상이 아동, 청소년으로 국한되지 않는 만큼 위장 수사 허용 대상을 성인을 포함한 모든 디지털 성범죄로 더 넓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최승훈 기자 noisycar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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