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부산…‘남부권 수도’ 골든타임 잡아라

이병욱 2024. 9.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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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2의 도시'.

그러나 지속적인 인구 유출에 따라 성장 동력이 떨어지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부산은 이름뿐인 제2도시로 전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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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유출에 성장동력 약화, 수도권과 격차 점차 벌어져
신공항·글로벌허브 완성 등 민관 협력으로 대도약 기회

‘대한민국 제2의 도시’. 수십 년 동안 부산 앞에 붙여진 수식어다. 그러나 지속적인 인구 유출에 따라 성장 동력이 떨어지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부산은 이름뿐인 제2도시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신산업 육성과 공공기관 유치, ‘글로벌 허브도시’ 완성으로 실질적인 남부권 수도의 위상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산을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자유 비즈니스 도시로 도약시키는 법적 근거가 될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과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많은 지금이야말로 부산이 재도약할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수도권 일극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면서 부산의 위상이 추락일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과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 초대형 현안이 많은 올 하반기가 부산이 명실상부 제2도시로 재도약할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진은 2일 개학을 맞은 부산대학교 앞 대학로가 학생들로 붐비는 모습.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게다가 비정상적인 수도권 일극체제가 갈수록 공고해지면서 지역(비수도권)이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부산도 예외가 아니다. 지역의 경제력을 측정하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부산은 약세를 보인다. 올해 2분기만 해도 부산지역 인구 순유출 규모는 3742명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서울(-1만7283명) 다음으로 많았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5.9% 줄어 2022년 4분기(-6.9%) 이후 7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다. 2분기 고용률은 57.9%로 1년 전과 같았지만 전국 평균 (63.3%)에는 크게 모자랐다.

여기에다 부산의 획기적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했던 2030 세계박람회 유치도 지난해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 남은 동력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전문가들은 ‘반등의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부산의 미래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선은 2029년 12월 말 개장 예정의 가덕도신공항을 활용한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및 지역 활성화 대책 마련이다. 또 부산 도심의 모습을 바꿀 철도지하화 사업도 성장 축으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올해 말 1차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것이 필수다. 해양·금융·문화관광·미래모빌리티·융합부품소재·라이프스타일·디지털테크·에너지테크·바이오헬스 등 현재 시가 구상 중인 9개 전략 산업 육성 계획도 반드시 구체화해야 한다. 공공기관 추가 유치도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경제 지표를 끌어올리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시민 삶의 질 개선이다.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의 핵심 공약인 ‘15분 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한다. 시는 부산 전역을 62개 생활권으로 나눠 보행 중심의 생활편의시설 확충과 연결, 주민 교류와 활력 증진을 통해 시민 복지를 향상시키는 사업을 진행한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이런 노력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실질적인 남부권 수도’라는 목표는 말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민관이 비장한 각오로 힘을 합쳐야만 가능한 과업이다. 신현석 부산연구원장은 “현재 부산은 대전환의 기회를 맞았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제정, 산업은행 이전, 가덕도신공항 성공 개항, 혁신산업 발전 등에 있어 시와 시민, 정치계, 학계 등이 똘똘 뭉쳐 기회를 살려야 한다”며 “올해를 대전환의 시작이자 기반을 다지는 해로 삼고, 내년에는 여러 과업들을 실천하는 해로 삼아 다시 한 번 부산의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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