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임차비라도 아끼자”…유통업계, 씁쓸한 본사 이전

정유미 기자 2024. 9. 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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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강남 사옥 2년 만에
영등포 등 대체지로 이전 추진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 줄줄이
롯데온 이어 하이마트도 검토
코리아세븐도 천호동으로 옮겨
11번가는 이달 광명시에 새 둥지

고물가 시대 소비침체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본사 사옥을 옮겼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사무실 임차 비용이라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려는 고육지책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e커머스) 플랫폼 SSG닷컴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의 본사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본사를 옮기기로 잠정 결정하고 대체지를 물색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전 시기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으로, 후보지로는 임차료가 비교적 낮은 서울 영등포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이마트에서 분리돼 별도 법인이 된 SSG닷컴은 종로 센트로폴리스에 있다가 2022년 7월 자회사인 온라인 패션 플랫폼 W컨셉과 함께 역삼동 센터필드로 본사를 옮겼다.

센터필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이 있는 곳이다.

이에 SSG닷컴의 강남 입성은 당시 그룹 미래 성장동력인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는 기조에 따라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해 있는 G마켓과 함께 신세계의 온라인 플랫폼이 도보 10분 안팎의 근거리에 집결해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도 있었다.

하지만 SSG닷컴은 법인 설립 이래 영업손실이 누적되면서 비용 절감이 불가피해졌고, 결국 강남에 터를 잡은 지 2년여 만에 본사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SSG닷컴은 지난 6월 신세계그룹과 CJ그룹 간 전략적 제휴로 물류 부문을 통째로 CJ대한통운에 맡긴 데 이어, 7월에는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의 본사 이전도 줄을 잇고 있다.

가전양판업체 롯데하이마트는 강남구 대치동 본사 사무실을 옮기기로 방침을 정하고 구체적 요건 등을 살펴보고 있다. 후보지로는 서울 서남부권 지하철 7호선 보라매역 인근 건물이 물망에 올라 있다. 대치동 사옥은 임대하고 해당 건물을 임차하는 방식이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자 본사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이전 장소나 시기는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쇼핑의 e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지난 7월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본사 사무실을 강남 테헤란로로 옮겼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같은 달 중구 수표동 시그니쳐타워에서 강동구 천호동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 시대를 마감한 11번가는 이달에 경기 광명시 유플래닛타워에 새 둥지를 튼다. 11번가는 올해 상반기 계약기간 종료와 함께 서울스퀘어에서 나와 현재 역삼동의 한 건물을 임시 사무실로 쓰고 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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