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바닥인데…대통령은 "경제 살아나고 있다" 장밋빛 전망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역대 최대'
우리 경제가 더 크게 도약할 거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장밋빛 전망이란 평가가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가 살아날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등이 견인하며 수출이 늘어난 것 말고는 긍정적으로 볼 만한 게 없다는 건데 공다솜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기자]
정부의 경제 진단부터 들어보겠습니다.
[국정브리핑/지난 8월 29일 :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고 앞으로 더 크게 도약할 것이라고 국민 여러분께 분명하게 말씀을 드립니다.]
한 나라의 수장으로서 경제를 낙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과 동떨어져 있단 평가도 많습니다.
우선 쪼그라든 내수입니다.
국정브리핑 하루 만에 나온 통계인데요. 사람들이 얼마나 지갑을 여는지 보여주는 소매판매지수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7월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4개월째 내린 건데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길어진 고물가, 고금리에 쓸 돈이 없어진 겁니다.
실제 2분기 가계 흑자 규모는 2년간 계속 줄며 월 100만 원 선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부진한 내수가 경제를 위협하는 가운데 가계 빚은 무섭게 불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내 5대 은행 가계대출은 한 달 새 10조 원 가까이 늘면서 증가 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현상은 정부가 자초한 측면이 큽니다.
연초부터 정책대출을 장려하면서 빚내서 집 사라는 신호를 꾸준히 줬고요.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DSR 시행 역시 돌연 두 달 미루며 대출 관리 골든 타임을 놓쳤습니다.
이제서야 사실상의 대출 총량 규제가 시작됐지만 가계 이자 부담과 소비 위축 악순환은 당장 끊어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단 겁니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대출이 늘며 부동산 시장이 더 과열될 수 있고, 재정으로 돈을 풀자니 세수 펑크가 걱정입니다.
지난해 50조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세수 결손은 올해도 30조 원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세수는 주는 상황에서 정부가 긴축 재정과 경기 부양이란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쫓고 있단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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