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하이킥] 서지현 "22년 TF때 '지옥문 열려 있다' 경고.. '성범죄 척결' 생각 없는 정부가 공범'"
- '4대 강력 범죄' 중 성폭력 범죄 90% 차지
- 2022년 TF때 '이미 지옥문 열려 있다' 경고
- 성범죄 피해자 증가는 정부가 나서지 않았기 때문
- 사법부 구성원들, 피해자 고통 정확히 알지 못 해
- 한시적으로 텔레그램 앱 삭제 조치 필요
- 피해 영상물 삭제·차단 위한 경찰의 응급조치 도입해야
- 5.18 성폭력 피해자들, '서지현 미투' 보고 용기 냈다 해
- 고통받으신 분들 위해 뭘 할 수 있을지.. 관심과 응원 필요 서지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 : 권순표의 뉴스하이킥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 평일저녁 6시5분~8시
■ 출연자 : 서지현 전 검사
◎ 진행자 > 예고해드린 대로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태스크포스 팀장을 지냈던 서지현 전 검사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서지현 > 안녕하세요.
◎ 진행자 > 공직 떠나신 지가 지금 얼마나 됐나요?
◎ 서지현 > 2년이 넘었습니다.
◎ 진행자 > 떠나시게 된 계기를 좀 여쭤봐도 될까요?
◎ 서지현 > 제가 이 이야기를 직접 하는 것이 사실 처음인데요. 이 정권이 들어서고 5일째 되는 날이었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식 바로 전날이었어요. 제가 출장 나가 있었는데요. 퇴근 2시간 전인 오후 4시에 갑자기 연락을 받았어요. 내일부터 원래 소속인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 하더라고요. 당시에 제가 정식 발령을 내주지 않아서 파견 형식으로 했었거든요. 저는 성폭력 관련 대책을 세우는 일을 하기 위해서 남아 있었던 것인데 그 일을 못하게 하면 검찰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어서 사표를 냈던 거고요. 검찰은 짐 쌀 시간도 안 주고 그렇게 모욕적으로 나가라고 하면 제가 사표 낼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말이 원청 복귀지 실질적으로 사표 내라 하는 것이었죠.
◎ 진행자 > 왜 이렇게 사표를 내라고 그랬을까요?
◎ 서지현 > 일단은 이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 해체를 기치로 내세워서 당선된 정권이고 검찰 정권이잖아요. 검찰 내에서는 저를 굉장히 미친 사람 취급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빨리 쫓아내고 싶어 했던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은 현 정부도 알고 있었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그걸 그 팀 자체를 이렇게 무력화시키면서까지 사표를 받아내려는 생각을 했을까요. 심각성을 몰랐다고 보시는 건가요? 어떻습니까. 보시기에.
◎ 서지현 > 우리가 느끼는 것만큼 알지는 못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당시 서 검사님을 쫓아내도 뭐 크게 문제가 있겠어 이런 생각이었다는 말씀이시죠.
◎ 서지현 > 그것보다는 성범죄를 척결해야 되겠다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이 아닌가.
◎ 진행자 > 그렇게 보시는군요.
◎ 서지현 > 그렇습니다.
◎ 진행자 > 이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판단 자체가 달랐고.
◎ 서지현 > 그렇죠.
◎ 진행자 > 그렇다는 것이죠.
◎ 서지현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그 다음에 같은 현상을 보고도 크게 문제가 된다고 안 느꼈을 수도 있고요.
◎ 서지현 > 그렇죠.
◎ 진행자 > 그 후로 어떻게 됐습니까? 팀은.
◎ 서지현 > 저희 TF 임원 임기가 당시에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권고사항 많이 논의 중에 있었거든요. 근데 팀장인 저를 나가라는 것은 TF를 해체하겠다는 것이고 위원들이 항의성명을 내고 집단 사퇴를 하고 TF는 해체가 됐어요. 당시에 법무부에서 저희 TF가 책자도 내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랬는데 이게 바로 그 책자거든요. 이 책자는 약 6개월 동안 저희 TF에서 법무부에 권고한 내용들을 모은 건데요. 이 책자를 6개월 만에 냈던 것은 정권이 바뀌었잖아요. 그랬더니 사람들이 저한테 너 곧 쫓겨날 거야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거를 업무 정리도 못하고 쫓겨날까봐 중간보고 형식으로 책을 냈던 것인데 법무부는 우리 진행 상황을 물어보지도 않고 이 책을 냈다. 이걸 핑계로 업무가 끝났다면서 해체를 시켰던 거죠.
◎ 진행자 > 이 책을 냈다는 이유로 할 일이 끝났다.
◎ 서지현 > 일종의 작은 이유 중에 하나였죠.
◎ 진행자 > 그렇다면 그 책이 현 정부 정책에 반영이 됐습니까?
◎ 서지현 > 한 개도 반영이 되지 않았어요.
◎ 진행자 > 근데 이것만 반영이 됐어도 달라졌을 것이라고 보십니까?
◎ 서지현 > 그럼요. 굉장히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렇다면 현 정부가 이런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무시했기 때문에 당시에도 이런 어떤 큰 일이 일어날 걸 짐작하고 계셨습니까? 혹시.
◎ 서지현 > 이 일이 일어날 거라고 짐작을 하고 얘기를 한 것은 저뿐만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왜냐면요. 4대 강력범죄라는 게 있어요. 살인·강도·방화·성폭력 이렇게 있는데 이 중 성범죄 비율이 얼마나 될 것 같으세요?
◎ 진행자 > 글쎄요.
◎ 서지현 > 강력범죄 중에 성폭력 범죄 비율이 90%를 넘은 게
◎ 진행자 > 4대 범죄 중에요.
◎ 서지현 > 네, 4대 강력범죄 중에 2017년부터 90%를 넘었어요.
◎ 진행자 > 그렇군요.
◎ 서지현 > 디지털 성범죄가 급증했던 것도 이 무렵이고요. 제가 페이스북에 썼던 글 좀 읽어봐도 될까요?
◎ 진행자 > 네, 말씀하시죠.
◎ 서지현 > “너무 끔찍해서 믿겨지지가 않는다고 이건 너무나 예견된 범죄였다” 이게 4년 전 2020년에 쓴 거고요. N번방 때요. “이미 디지털 성범죄의 지옥문은 열려 있습니다. 우리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모두 절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쓴 게 2022년이에요. TF 때. 제가 무슨 특별한 예지력이 있는 게 아니잖아요.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예견했고 경고했지만 국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거죠.
◎ 진행자 > 2022년도에요. 지옥문은 열려 있다고 글에 쓰실 정도면 그 심각성은 방금 말씀하셨지만 누가 특별한 예지력을 가졌기 때문에 느끼는 것이 아니라
◎ 서지현 > 맞습니다.
◎ 진행자 > 누구든 상식적인 눈을 가지고 보면 이게 큰일 나겠구나 알았다는 거 아니에요. 그럼 다시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왜 정부를 이렇게 방치했을까요? 방기하고.
◎ 서지현 > 글쎄요.
◎ 진행자 > 이 책자까지 정부에 낸 거 아닙니까. 제출을.
◎ 서지현 > 네, 맞습니다.
◎ 진행자 > 이 책자는 아무런 개선하는데 도움이 안 된 건가요?
◎ 서지현 > 전혀 반영된 게 없어요. 사실은 제가 2018년에 미투를 했잖아요. 미투한 이후에 가장 힘들었던 것은 너무 변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그러던 중에 제가 스쿨미투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그 학생들이 저한테 이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검사님 어른들 너무 이상해요. 왜 교육부 공무원들을 만나면 우리한테 뭐 해야 되는지 물어봐요. 그건 다 자기들이 해야 될 일이잖아요. 이러더라고요. 제가 그 말을 듣고 알았어요. 뭘 해야 되는지도 모르는 거구나, 그러면 내가 뭘 해야 되는지 알려주겠다. 그래서 저희 TF에서 굉장히 열심히 회의를 하고 노력을 해서 대책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다 알려주었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정말 분노와 절망 이외에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 진행자 > 일단 현실을 짚어보고 다시 그 책의 내용을 좀 여쭤보겠습니다. 어떤 상황인가요? 디지털 성범죄.
◎ 서지현 > 제가 사실은 입으로 설명하는 것도 매우 참담한데요. 설명을 드릴까요. 학급 친구 여동생 엄마 이런 사진을 이용해서 봇 프로그램으로 나체로 집단강간 당하는 모습 같은 성착취 합성 영상물, 소위 딥페이크물을 만들어요. 그리고 특정 학교나 지역 중심 텔레그램 채팅방에 이걸 공유하면서 낄낄대면서 진짜 지인이다, 이걸 입증하기 위해서 피해자의 인적사항 이름, 주소, 학교 같은 것을 올린다는데요. 이렇게 운영되는 채팅방이 전국에 500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지옥이 무엇일까요. 친밀한 사람과의 사랑과 신뢰가 깨진 곳 그것이 지옥 아닐까요. 학급 친구나 가족들로부터 이런 범죄를 당하고 있다면 이게 바로 지옥이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이 500개에 몇 명씩이나 참여하고 있는 겁니까?
◎ 서지현 > 숫자에 대한 논란은 많은데요. 22만 명이라는 얘기도 있고 몇 백 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저는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그렇다면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특히 좀 젊고 어린 친구들이 많은 거겠죠. 지금 보면.
◎ 서지현 > 맞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이 사람들은 이것이 범죄라는 인식이 없는 건가요?
◎ 서지현 > 놀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진행자 > 자기의 지인들을 디지털적으로 해서 모욕을 주면서도 낄낄거리고 놀이라고, 범죄라는 인식이 전혀 없다고 보시는 거죠?
◎ 서지현 > 네. 범죄라는 인식이 전혀 없고 잡힐 리가 없다. 안심해라라면서 수사기관을 조롱하고 있어요.
◎ 진행자 > 인식 자체를 가볍게 하는 거랑 동시에는 또 이런 짓을 해도 처벌을, 잡히지 않는다. 대책은 어느 쪽으로 가야 되나요? 보시기에.
◎ 서지현 > 사실은 이렇게 된 것이 국가의 잘못이죠. 설명해도 될까요?
◎ 진행자 > 설명 해주시죠.
◎ 서지현 > 손가락 모양으로 불편한 심기에는 국가기관이 나서서 사과하고 난리가 나지만 이게 일베놀이로 자리 잡은 지가 이미 오래전인데도 집, 학교, 직장, 군대 등 가리지 않고 만연한 성폭력에는 피해자들이 겪는 일상의 공포와 고통에는 국가가 어떤 대책도 제대로 내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면 국가가 경찰이 법원이 계속 성범죄를 저지르라고 그래도 된다고 그래도 아무 일 없다고 조장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정도면 국가가 공범이라고 봐야죠.
◎ 진행자 > 이제까지 엉망을 만들어 놨으면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될 거 아닙니까. 뭐가 제일 급합니까? 보시기에.
◎ 서지현 > 제가 일단은 얼마 전에 윤석열 대통령이 디지털 성범죄를 뿌리 뽑아 달라, 이렇게 지시를 했어요. 뿌리 뽑아 달라가 아니고 뿌리 뽑겠다라고 강력한 의지를 보이셨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사실은 언급만으로도 사실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조직한 것도 아니고, 전담기구를 만들어서 근본 해결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7개월간 왜 7개월인지 모르겠어요. 하여튼 7개월간 집중 단속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리고 비난이 일자 형식적인 TF를 하나 만들었거든요. 얼마 전에 텔레그램 창업자가 아동 성착취 콘텐츠 유포 등의 혐의로 프랑스 경찰에 긴급체포된 것 알고 계시죠. 이때 우리가 어떻게 할 거냐 물어봤어요. 경찰이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경찰청 관계자왈 “이런 일로 텔레그램 회사 방침이 바뀌길 기대 중이다” 너무 한가해서 제 얼굴이 화끈거리는데요. 서울교육청에서 각급학교에 공문을 보냈어요. 그런데 대응책 1번이 딥페이크 범죄 저지르지 말아라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뭐였는지 아세요? SNS에 사진 올리지 말아라였어요.
◎ 진행자 > 교육부가요?
◎ 서지현 > 서울시 교육청에서요. 교육청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거잖아요. 가해자 탓이 아니라 피해자 탓으로 보고 있다는 거죠. 왜 대통령의 강력한 지시마저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은 것인지 정말 답답합니다.
◎ 진행자 > 적발해도 처벌이 너무 관대한 부분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 서지현 > 네, 맞습니다. 그것도 제가 조금 설명이 긴데 해도 될까요. 디지털 성범죄 재범률이 75%라는 법무부 연구 결과가 있었어요. 대부분의 디지털 성범죄에 벌금이나 집행유예를 선고했거든요. 저희 TF에서 22년에 이전 5년간의 통계를 확인했는데요. 95%가 벌금 집행유예 선고유예였어요. 이걸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우리 사회는 정말 오랫동안 디지털 성범죄를 범죄로 인식하지 않았고요. 제대로 처벌을 하지 않았어요.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OOO 비디오 이런 거 당시에 피해자만 매장됐지 제작 유포한 사람들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잖아요. 또 모두 아시는 소라넷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성착취물을 공유하고 강간 모의 시행을 하던 이 소라넷 2004년에 첫 단속에 들어가서 12년 만에 겨우 폐쇄했는데요. 이 운영자 단 1명만 징역 4년 받았어요. 그리고 122만 명이 모여서 아동성착취물을 공유하던 AV스눕이 있었는데요. 이게 N번방의 전신이라고 하거든요. 이 운영자 징역 1년 6개월 받았고요. 가입자 128만 명이라는 영유아 성폭행 영상이 포함된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기억하시죠. 대부분 범죄자 우리나라 범죄자들 기소유예나 벌금 받았고요. 운영자 손정우 징역 1년 6월 받았어요. 법원에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도 거부했죠. N번방 때 몇몇 주범에 대한 중형 선고 외에는 다시 솜방망이 처벌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사법부는 왜 이렇게 관대하다고 보십니까, 인식인가요? 사법부의.
◎ 서지현 > 일단은 사법부 구성원들 자체가 심각성과 피해자의 고통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 다음에 판결의 안정성 등을 내세우면서 이전과 다른 판결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진행자 > 그렇다면 사법부의 인식을 일단 바꿔야 될 것이고 양형 기준도 바뀌어야겠네요.
◎ 서지현 > 그래서 저희 성범죄에서 양형 관련해서 어떻게 하면 기준을 바꿀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법률에 반영할지도 대책을 전부 만들었는데 전혀 바뀌고 있지 않습니다.
◎ 진행자 > 어떻게 해야 되나요? 잠깐 짧게 설명해주시면. 양형.
◎ 서지현 > 짧게 설명하자면 사실은 법률에 양형 기준이, 양형의 조건이 있어요. 거기에 피해의 정도 결과 회복 여부 피해자 의사 같은 게 규정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그것을 규정을 하라는 거고요. 규정을 하는 거와 안 하는 건 다르잖아요. 그리고 법원 재판 과정에 있어서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와 피해 정황을 정확히 얘기할 수 있는 피해자 진술권을 보장할 필요도 있고요. 이런 것들이 저희가 낸 대책입니다.
◎ 진행자 > 그리고 텔레그램을 통해서는 잡기 어렵다. 아까도 잠깐 설명하셨지만 그건 어떻게 해야 되나요?
◎ 서지현 > 일단은 제가 IT전문가들을 많이 만나봤는데요. 꼭 잡기 어려운 것은 아니다.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요. 그리고 한시적으로 저는 앱스토어에서 텔레그램 앱 자체를 삭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한시적으로요.
◎ 서지현 > 통신의 자유 이런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하고 성착취물을 삭제하면 복구시켜주면 되거든요. 이거는 브라질 같은 다른 나라에서도 다 했던 조치예요.
◎ 진행자 > 텔레그램이 우리의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법적으로 삭제했다가 따르기로 하면 복구해주면 된다.
◎ 서지현 > 네, 맞습니다. 이거는 다른 앱도 그렇게 했던 경우가 우리나라에 있었고요. 다른 나라도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진행자 > 얼마든지 협상 가능할 것 같은데요. 그런 사항은.
◎ 서지현 > 그렇죠. 맞습니다.
◎ 진행자 > 그렇다면 서 검사가 당시에 TF팀장에서 쫓겨나지 않고 지금까지 대책이 마련됐으면 상당히 달라졌을 거라는 굉장한 아쉬움이 있는데요.
◎ 서지현 >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그때 TF팀이라는 것이 권고 말고는 어떤 권한도 없던 것이라서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긴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은 조금이라도 막을 수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진행자 > 그렇다면 제도적인 부분 이따가 좀 더 여쭤보고요. 피해자 입장에서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피해자가 피해를 당했을 때 당하고만 있으면 안 될 거 아닙니까? 그럼 뭘 일단 해야 되나요. 피해자나 혹은 또 일반인들도 그런 범죄 사실을 인지하게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 게 가장 중요한가요.
◎ 서지현 > 바로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제가 이제 저희가 체에서 생각했던 것은 디지털 성범죄 이런 것이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게 뭘까요?
◎ 진행자 > 증거.
◎ 서지현 > 확장되는 것을 일단 막고요. 그 다음에 증거를 확보하고요. 그게 맞잖아요. 그래서 그러면 증거가 사라지고 있단 말이에요. 지금 막 텔레그램 단톡방들이 폭파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증거가 사라지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수사기관에서 피해 영상물 발견한 즉시 통신사업자에게 그 영상을 보존하라고 해야 되겠죠. 그게 피해 영상물 보전 명령이에요. 저희가 권고했던 사항이고요.
◎ 진행자 > 명령을 할 수가 있군요.
◎ 서지현 > 그렇죠. 또 피해 확산을 막고 피해 영상물을 삭제 차단하기 위해서 응급조치를 도입해라라고 저희가 권고했었는데요. 응급조치라는 것이 가정폭력 처벌법이나 스토킹 처벌법 같은 것에 규정된 제도예요. 경찰이 범죄를 발견하면 해야 될까요. 가해자를 제지하고 행위자 가해자 분리하고 피해자 보호해야 되겠죠. 이거를 디지털 범죄에도 구현하자는 거예요. 지금까지 디지털 범죄에 구현된 규정이 없어요. 그래서 성착취물 삭제차단을 방심위에서 하고 있는데요. 왜 그런지 아세요?
◎ 진행자 > 왜 그런가요?
◎ 서지현 > 성착취물을 음란물로 보고 있기 때문이에요.
◎ 진행자 > 범죄증거물인데.
◎ 서지현 > 이건 범죄 피해 영산물이잖아요. 음란물이 아니라. 그러면 전문성을 가진 경찰이 신고나 인지 즉시 차단하고 삭제 요청하는 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겠죠. 그래서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를 발견하는 즉시 증거를 수집하고 삭제 차단을 요청하고 범죄행위를 제지하고 처벌 경고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자 이게 바로 응급조치예요. 이런 걸 저희가 다 권고했던 것인데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 진행자 > 실행 가능할 것 같은데 왜 안 할까요?
◎ 서지현 > 저도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 진행자 > 제가 지금 자리에서 들어도 충분히 몇 가지는 바로 실행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서지현 > 그럼요. 무리한 요구도 아니고요. 너무나 당연한
◎ 진행자 > 그 말씀이 굉장히 기억에 남는데 이런 성 착취물을 범죄 피해물로 안 보고 범죄 증거 자료로 안 보고 음란물로 보고 있다는 그 시각 자체도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는데요. 이건 어떻게 보면.
◎ 서지현 >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사실은.
◎ 진행자 > 그렇다면 처벌 문제, 또 혹시 강조하실 만한 개선책 같은 게 있나요?
◎ 서지현 > 저는 진짜 이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성폭력 문제는 젠더 문제도 아니고 정치 문제도 아니에요. 성폭력 범죄자를 처벌하고 피해자 보호해라 이거거든요.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소위 이대남 표 떨어진다고 외면해 온 거거든요. 도대체 누가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고 있는 건지 정말 묻고 싶습니다. 범죄자가 아닌 어떤 남성들이 성범죄자 처벌하는 것을 반대하겠어요. 지금이라도 국가가 정치인들이 여성 혐오를 부추기고 갈라치기 하고 여성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을 멈추고 앞장서서 성범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제도적 측면에서 가장 시급한 건 뭐라고 보세요? 아까 말씀하신 그런 부분.
◎ 서지현 > 법과 제도를 최대한 정비를 해야 되겠죠.
◎ 진행자 > 그렇다면 지금 여러 가지 법적 측면, 처벌적 측면, 인식의 측면에서 어떻게 보세요.
◎ 서지현 > 방금 말씀드린 거죠.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고 정치권과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잖아요. 자신들의 역할을 최선을 다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진행자 > 5.18의 경우에도 그렇고 서 검사님 과거 검찰에서 겪었던 일도 그렇고요.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 서지현 > 제가 5.18 얘기가 나와서 말씀드리면 저는 일본군 위안부 5.18 성폭력 N번방 딥페이크 성범죄 모두 연결돼 있다고 생각해요. 성폭력은 시대에 따라서 옷만 바꿔 입었을 뿐인데 국가가 없었거나 국가가 가해자였거나 국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거죠. 범죄 피해를 방치하고 조장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을 거라면 국가가 대한민국이 왜 존재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 진행자 > 국가의 인식, 또는 국가가 그런 식의 인식을 갖고 있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이런 제도들에 대해서 아까 말씀하셨지만 가시적으로 해결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는데도 그걸 안 받아들이고 있다.
◎ 서지현 > 그렇죠.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있잖아요. 강력히 처벌해라, 뿌리 뽑아라, 성 디지털 문화를 바꿔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내용이 없더라고요.
◎ 진행자 > 앞서 제시하시는 대안은 법을 바꿀 필요도 없는 사안은 아닌가요.
◎ 서지현 > 일단 법을 바꿔야 되고요.
◎ 진행자 > 그런가요.
◎ 서지현 > 정치권 의지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이렇게 많이 내놨으니까요.
◎ 진행자 > 그런 사안에 대해서 혹시 TF팀장 쫓겨나시고 이것만 이렇게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굉장히 많으셨을 텐데요. 마지막으로 한 시간 한 몇 분 남았으니까 혹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거나 혹은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으면 충분히 설명하셔도 됩니다.
◎ 서지현 > 몇 분 안 남았다고 하면 혹시 5.18 성폭력 피해자 얘기를 해도 될까요. 제가 최근에 5.18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났는데요. 사실 너무 가슴 아픈 겁니다. 1980년 광주에서 5.18 때 성폭력 피해를 입은 여성들이 많이 있어요. 당시 군인들에게 집단 강간을 당한 피해자 대부분은 자살해서 안 계시거나 또 정신병원에 계신다고 들었는데요. 올해 초에 진상규명위원회에서 열여섯 분이 피해사실을 인정받았어요. 그분들 중 열두 분이 제 미투를 보고 용기 내셨다고 해서 지난주 광주에 가서 그분들 만나고 왔습니다. 44년 동안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말했다가 가족들에게 학대를 당하고, 그 고통을 가슴에 품고 살아오신 그분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사실 너무 무거운 고민인데요.
◎ 진행자 > 오늘 말씀 시간이 다 돼서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서지현 전 검사였습니다.
저작권자(c )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