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끝나지 않는 고통”…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 호소
[KBS 전주] [앵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 지 13년이 흘렀습니다.
전북에도 지난해 말 기준 140여 명의 인정 피해자가 있는데요.
여전히 고통을 호소하는 피해자 가족의 이야기를 서윤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아버지는 16년 전 자신을 날마다 원망합니다.
갓 태어난 딸을 위해 사용했던 가습기 살균제는 심한 천식을 불러왔습니다.
병원을 오가느라 학교를 제대로 나가지 못한 딸은 우울증도 앓고 있습니다.
[이 모 씨/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아버지 : "내 아이가 이렇게 아프고 괴로운데 내 손을 잘라 버리고 싶을 정도로 너무 괴롭다."]
2019년 피해자로 인정받으면서 나아지는가 했던 고통, 이 씨는 여전히 그대로라고 말합니다.
특히 치료비를 문제로 꼽습니다.
먼저 자비로 치료하고 영수증을 정부 기관에 내 가습기 살균제와 연관성이 있으면 치료비를 돌려받는데, 인정해주지 않는 항목이 있다 보니 마음 놓고 치료할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모 씨/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아버지 : "자기네하고 내 (딸) 주치의하고 의학적 소견이 다르다는 거예요. 피해자들을 살려 달라고 했더니 찬물을 끼얹는…."]
또 오랫동안 병원에 다니느라 여윳돈이 없는 상황에서 치료비 지급 신청부터 실제 지급까지 한두 달이 걸리는 점도 경제적 부담을 키운다고 호소합니다.
[이 모 씨/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아버지 : "돈을 뭉치로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피해자들이 마음 놓고 치료라도 할 수 있도록…."]
올해 초 법원은 가습기 살균제와 관련해 국가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했지만, 정부는 한 달도 안 돼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서윤덕 기자 (du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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