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로스쿨 ‘반수생’ 중도이탈 골치…학사경고까지 날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학생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비수도권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반수생 등 재학생의 중도이탈을 막기 위한 배수진을 쳤다.
동아대 로스쿨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학사 경고 카드를 꺼냈고, 영남대 로스쿨은 입학 모집 요강을 통해 '반수 자제'를 공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아대 등 비수도권 로스쿨은 반수생이 늘면 다른 지원자의 기회를 빼앗거나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고 맞선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부산대 최근 2년간 9→18명으로
- 서울 대형로펌 입사 목적 대부분
- 동아대로스쿨, 첫 ‘학고’ 배수진
- 영남대, 모집요강에 “반수 자제”
학생 유출로 골머리를 앓는 비수도권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반수생 등 재학생의 중도이탈을 막기 위한 배수진을 쳤다. 동아대 로스쿨은 설립 이래 처음으로 학사 경고 카드를 꺼냈고, 영남대 로스쿨은 입학 모집 요강을 통해 ‘반수 자제’를 공고하기도 했다.
2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동아대 로스쿨은 최근 일부 재학생에게 학사 경고를 내렸다. 학사 경고를 받는 이들 절반은 반수 의지가 가장 높은 1학년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사경고는 2009년 동아대 로스쿨 설립 이래 처음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최대한 불이익을 주지 않기 위해 학사경고를 지양했지만 반수와 재수 등으로 인한 부작용이 심화하면서 특단의 조처를 취했다. 동아대는 최근 발표한 내년도 신입생 모집 요강에 ‘반수할 학생은 지원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을 포함하는 방안까지 한때 고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대는 나아가 동아대의 고심을 현실화했다. 로스쿨 원장 명의 안내문에 ‘반수를 목적으로 본교에 입학하는 것은 3년간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졸업할 것을 목표로 하는 지원자들의 기회를 부당하게 빼앗는 행위고, 입학 후 법학적성시험(LEET)에 준비·응시하는 것은 면학 분위기를 해치며 본인에게도 시간적·금전적 낭비’라고 기재한 것이다.
반수생들이 LEET에 응시하지 못하도록 시험 당일 별도 학교 일정을 잡는 곳도 있다. 올해 일부 대학은 LEET 시험일에 학교 자체 시험을 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비수도권 로스쿨 재학생들의 반수 열풍은 심화한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0년 전국 25개 로스쿨 중도 탈락자는 151명이었으나 ▷2021년 179명 ▷2022년 208명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부산대 역시 2020년 9명에서 2022년 18명으로 늘었고, 동아대도 1명에서 7명으로 늘었다. 학생들이 반수를 해서라도 상위권 대학에 가고자 하는 것은 서울 대형 로펌 입사를 위해서다.
법조계에서는 상위 10대 로펌의 신입 변호사 중 70% 이상이 서울·연세·고려대 로스쿨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수는 근본적으로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현상이어서 대학의 반수 방지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지역의 한 로스쿨 교수는 “반수는 학생의 자유여서 대학이 막는다고 해서 해결 되기 어려운 문제”라며 “애초 로스쿨 입학생 상당수가 수도권 학생이어서 지역 대학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로스쿨 결원 충원제 유지, 지역 인재 할당 등이 함께 시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동아대 등 비수도권 로스쿨은 반수생이 늘면 다른 지원자의 기회를 빼앗거나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고 맞선다. 무엇보다 이들로 인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하락하는 게 비수도권 로스쿨에는 치명적이다. 올해 실시된 제13회 변호사시험에서 부산대와 동아대의 합격률은 전국 25개 로스쿨의 평균(53.0%) 이하인 각각 51.1%와 31.1%를 기록했다. 전국 14위와 2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송시섭 동아대 로스쿨 원장은 “반수를 해서 좋은 성적을 얻으면 모르겠지만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다”며 “이럴 경우 본인과 함께 공부하는 학생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쳐 학교 전체를 위한 관리 방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