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비방’ 억대 수익 올린 30대 유튜버, 재판서 혐의 부인

가수 강다니엘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탈덕수용소’가 지난달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한 뒤 우산과 모자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변호인과 함께 법정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20) 등을 악의적으로 비방한 가짜 영상을 인터넷에 올리고 억대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ㄱ씨(35)가 재판에서 혐의 사실을 대부분 부인했다.

ㄱ씨는 2일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변호인을 통해 “영상을 제작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머지 공소사실은 부인한다”고 말했다.

ㄱ씨(35)는 이날 검은색 상·하의를 입고 안경과 마스크로 얼굴을 최대한 가린 채 법원에 출석했다. 생년월일과 주거지 등을 확인하는 김 판사의 인정신문에는 담담한 목소리로 답했다. 김 판사가 “직업이 사업으로 돼 있는데 맞느냐”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ㄱ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자신이 운영한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에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 등 유명인 7명을 비방하는 영상을 23차례 올려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기소됐다. ㄱ씨는 “장원영이 질투해 동료 연습생의 데뷔가 무산됐다”, “또 다른 유명인들도 성매매나 성형수술을 했다”며 거짓 영상을 제작해 유포한 혐의다.

검찰은 유튜브 채널 계좌를 분석한 결과 ㄱ씨는 2021년 6월부터 2년 동안 2억5천만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ㄱ씨의 부동산과 예금채권 등 2억원 상당의 재산을 기소 전 추징보전을 통해 동결했다.

이에 대해 ㄱ씨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와 관련한 고의가 없었고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할지라도 진실한 사실로 믿었기에 위법성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장원영은 지속적인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가 훼손됐다며 ㄱ씨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지난 1월 “장원영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ㄱ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2일 오전 10시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