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집 걸러 폐업(?)… “광주 이러다 상가 무덤될라”
한때 광주를 대표하던 충장로·전남대후문 구도심 상권 붕괴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 지난 1일 광주충장우체국~충장로파출소~NC웨이브~ 광주세무소로 이어지는 충장로 상권은 힘을 잃은 모양새다. 거리에는 빈 상가가 이어졌고 폐업과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시선을 붙잡았다. 장사는 잘 되지 않은데 높은 임대료, 인건비에 자영업자들이 두손을 들고만 것이다.
일부 건물주의 경우 임대료를 내리면서 무등극장 주변 상가는 새주인을 찾아가고 있었지만 외곽지역 공실은 확연히 늘어난 모습이다. 건물이 통째로 빈 상가도 다수 발견됐다. 특히 2층이상 중대형 상가의 공실은 심각했다. 9월의 따가운 햇살이 텅빈 상가를 사납게 노려봤다.
광주 충장로, 전대후문은 한때 광주를 대표하는 최대상권으로 주목받았다. 충장로와 전대후문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후반까지 최절정을 이루다 서서히 힘이 빠지더니 지금은 벼랑끝에 내몰렸다.
비슷한 시기 상무지구, 첨단지구 등 신도심이 잇따라 들어섰고 전남도청이 이전하면서 상권은 붕괴 위기에 처했다. 온라인 소비패턴의 급격한 변화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상인들과 건물주들은 폐업과 공실의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광주를 대표하던 상가들은 그렇게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잇따라 공급되면서 상가는 과잉 공급됐다. 광주시가 주상복합아파트 상가비중 15%를 고수하면서 신규상권과 구상권이 충동했다. 교통과 주차, 편의시설, 접근성이 열악한 구도심은 힘을 쓰지 못했다.
이대로면 구도심 상권은 수년내 초토화에 빠지게 될 것이다.
특히 광주는 더현대, 신세계, 어등산 스타필드 등 3곳의 복합쇼핑몰이 입점을 준비중이다. 당장 더현대는 내년 3월께 착공에 나선다. 충장로와 전대후문과는 불과 차로 5분 거리다. 이곳에 수많은 상가가 잇따라 들어서게 되면 구도심 상권은 남은 기능을 모두 상실할 수 있다.
충장로의 한 쇼핑센터에서 만난 A사장은 “대형복합쇼핑몰이 입점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이다. 쏠림현상으로 구도심 상권의 몰락이 예상된다” 며 “장사를 시작한지 10년이 됐는데 그 사이 광주의 주요상권에서 임대현수막이 늘고 있고 공실도 증가했다. 결국 손님은 주는데 상가는 늘어가면서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귀띔했다.
실제 올해 1분기 광주지역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었다. 임대료 변동 추이를 나타내는 임대가격지수는 부동산 유형별로 많게는 9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2024년 1~2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분기 광주지역 중대형상가의 공실률은 전국평균(13.7%)보다 3.3%포인트 높은 17%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울산(18.9%)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오피스 공실률도 15.9%로, 17.5%를 기록한 부산에 이어 특·광역시 중 두번째로 높았다. 집합상가의 경우 6.6%를 기록해 전국 평균인 10.1%보다는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임대가격지수는 100(기준시점 : 2021년 4분기) 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의 중대형 상가공실률은 25.3%로 파악됐다. 광주평균 공실률이 16~17% 수준임을 고려하면 충장로 상권은 아직도 높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올 1분기 임대가격지수 97.9를 기록한 소규모상가의 경우 2021년 4분기 이후 9분기 연속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은 “높은 대출금리, 물가 상승 등으로 인한 소비심리 저하가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서울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중대형 기준으로 임대가격지수 하락을 나타내고 있다”며 “상가 유형별로 보면 중대형, 소규모, 집합 3개 유형 모두에서 하락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광주지역 부동산 전문가 B씨는 “광주인구는 10년전 145만명 정점을 찍은 후 현재는 142만명 수준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방인구 감소, 청년층의 수도권 유출 등을 고려하면 무분별한 상가공급은 지방상권을 교란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며 “충장로, 전대후문 등 구도심 상권을 살리기 위한 지자체의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백약이 무효가 됐다. 자영업 역량강화, 현실적인 상가공급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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