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는 줄고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지방 의료공백 '비상'

정인선 기자 2024. 9. 2. 19: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올초 전공의 집단 사직에 이어 전문의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마저 대두되면서 비수도권 의료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지방 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공중보건의사(공보의)도 나날이 줄어드는데다, 군의관 기피 현상마저 계속되면서 비수도권 지역 의료현장의 만성적 인력난도 심화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공의 이탈 후 전문의 사직도 잇따라… '수도권 쏠림'
"현역 복무 선호" 의료공백 메워줄 공보의·군의관도 기피
대전일보 DB

올초 전공의 집단 사직에 이어 전문의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마저 대두되면서 비수도권 의료 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지방 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해준 공중보건의사(공보의)도 나날이 줄어드는데다, 군의관 기피 현상마저 계속되면서 비수도권 지역 의료현장의 만성적 인력난도 심화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14개 국립대 병원 교수를 그만둔 전문의는 223명으로, 전년도 전체 사직자(총 280명)의 80%에 달하는 인원이 이미 사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 교수들은 주로 비수도권 지방 국립대병원 소속으로, 강원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의 사직률이 가장 높았다.

사직 교수 상당수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경우 이탈한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수도권 인재 영입에 더욱 적극적이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병원 상당수는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당근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구인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 이탈로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데다, 교육과 연구가 불가능해진 것도 한 몫 한다.

전공의들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뚜렷하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자 중 비수도권 수련병원을 택한 전공의는 약 20%에 불과했다.

응급의료체계도 비상이다. 의료현장의 최전선에 있던 응급실 전문의들도 하나둘 이탈하면서 응급실 운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세종충남대병원(성인응급)과 건국대충주병원은 전문의 이탈 여파로 인해 이달 응급실 야간 운영을 중단키로 했다. 지역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구인 중이지만, 단 1명을 채용하기도 힘든 실정"이라고 전했다.

부족한 의료 인력을 보강해줄 공보의가 꾸준히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충남도는 올해 공보의 150명이 복무를 마치지만, 신규 전입은 103명에 그쳤다. 그나마 지역에 배치된 공보의들도 치과와 한의사 인력이 버텨주는 꼴이다. 이마저도 전공의 이탈로 촉발된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농어촌 지역 공보의들이 대형병원으로 차출되기도 했다.

단기 군의관 확보도 비상이다.

긴 복무기간과 여성의 의대 진입 비율 증가로 군의관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이미 군의관 장기 복무 지원자는 10년간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학교육협의회가 지난해 의대생 1837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중 37%만이 군의관 또는 공보의 복무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현역병 처우가 크게 개선되면서 장기간 복무해야 하는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외면하는 셈이다.

지역 대형병원 한 관계자는 "의료 현장의 파행을 막기 위해 군의관과 공보의를 배치하고 있지만 이는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며 "비수도권 대형병원 의사들은 수도권으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에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또다시 비수도권 공보의들이 병원에 차출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면 지역의료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