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등교 시간에 미사일 폭격…푸틴 "전쟁책임 서방에"

정혜인 기자 2024. 9. 2.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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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무인기)을 사용한 러시아 본토를 향한 진격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을 겨냥한 대규모 미사일 폭격에 나섰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이번 키이우 공습은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한 지 1주일 만이자 수많은 어린이의 등교 시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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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벽 우크라 수도 키이우 공습, 전날엔 하르키우 공격…
푸틴, 언론 인터뷰서 "전쟁 멈추지 않는다" 입장 재확인…
러 외무차관 '핵 교리' 개정 통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 시사
2일(현지시간) 새벽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이 폭발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갈수록 격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드론(무인기)을 사용한 러시아 본토를 향한 진격을 멈추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을 겨냥한 대규모 미사일 폭격에 나섰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의 책임을 서방에 돌리며 안보를 위한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고 러시아 외무 차관은 '핵 사용' 가능성을 다시 언급했다.

2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CNN·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우크라이나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날 새벽 키이우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고, 주택과 사회기반시설(인프라) 등이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습으로 이날 키이우에는 새벽부터 2시간 동안 공습경보가 울렸다며 "러시아가 발사한 미사일 35발 중 22발과 공격용 드론 23개 중 20개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치코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이번 공습으로 난방시설과 대피소로 사용되는 지하철 입구가 일부 파손됐고, 일부 건물과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키이우 군 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3명이 다쳤고, 이 중 2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폐허로 변한 건물이 보인다./로이터=뉴스1

로이터는 "러시아의 이번 키이우 공습은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한 지 1주일 만이자 수많은 어린이의 등교 시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여름 방학을 끝낸 우크라이나 학교 대부분은 이날부터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었다.

앞서 우크라이나의 '기습 공격'에 당했던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전날에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동시 하르키우에 대한 미사일과 폭탄 공격을 감행했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 최소 47명이 다쳤다. 지난달 26일에는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200발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 공습을 감행했다. 당시 공습으로 7명이 사망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은 키이우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의 에너지 시설과 민간인을 겨냥했고,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BBNews=뉴스1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그는 3일 몽골 방문 전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 등 서방이 지정학적 야망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협상 카드'로 삼았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이 서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지난해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 영장 발부 이후 첫 ICC 회원국 방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비극적 상황의 주된 원인은 미국 주도의 서방 그룹이 고의로 추구한 반러시아 정책 때문"이라며 서방이 수십 년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한 완전한 지배를 추구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을 지적하며 "우리는 러시아와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특수군사작전의 모든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힘든 싸움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이 러시아의 안보를 위협하는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핵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타스 통신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핵 사용 원칙을 담은 '핵 교리'를 개정해 서방의 도발 확대에 대응할 것이라며 "(개정) 작업은 진전된 단계에 있고, 개정하려는 분명한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핵 교리에는 러시아가 적의 핵 공격을 받거나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재래식 공격이 있으면 핵을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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