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회 개원식 첫 패싱…野 “국정 파트너 무시” 부글부글

김태경 기자 2024. 9. 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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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2일 95일 만의 지각 개원식을 열고 22대 정기국회의 문을 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불참했다.

반면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야 대표회담에서 약속한 8대 과제를 언급하며 "자신들의 망언은 사과하지 않은 채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을 꼬투리 잡고, 실현도 불가능한 계엄령 선동으로 또다시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양당 대표가 합의한 것처럼 '미래 지향적이고 생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대화와 타협이 일상'이 되는 국회가 복원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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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일 만의 지각 행사 대통령 불참

- 민주 “특검·청문회는 국회의 기능”
- 국힘 “대화·타협이 일상되길 기대”
- 韓대표와 불편한 관계도 영향 준듯

국회가 2일 95일 만의 지각 개원식을 열고 22대 정기국회의 문을 열었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불참했다.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87년 개헌 이후 처음이다. 야당은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다”며 일제히 비판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야 말로 국정 운영의 파트너인데, 윤 대통령이 이를 무시했다는 인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본청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정기회 개회식 사전환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조희대 대법원장, 우 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개원식에서 “개원식은 국회와 국회의원의 존립 근거가 헌법과 국민 국익에 있다는 것을 되새기고 다짐하는 자리”라며 “모처럼 양당 대표 회담이 있었고 대통령도 (개원식에) 참석했으면 국민 보기에 좋았을 텐데 참으로 아쉽다”고 밝혔다.

야당은 대통령실이 불참 사유로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를 먼저 정상화하고 나서 대통령을 초대하는 것이 맞다”고 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지금 인사청문회라든지 다양한 청문회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제가 이때까지 바라보던 국회하고 너무 다르다”고 한 것에서 추론할 수 있듯, 대통령실이 현재 국회를 ‘비정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은 각종 특검과 청문회 실시를 ‘비정상 국회’로 규정하는 모양”이라며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야말로 국회 본연의 기능이다. 국민적 의혹 앞에 국회가 눈을 감고 거수기 노릇만 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인식이야말로 비정상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허은아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국회 개원식 불참은 ‘대통령 포기 선언’”이라며 역대 국회 개원식에서 대통령이 민망할 수 있었던 상황을 일일이 언급했다. 야당 의원들이 아예 대통령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대통령 연설에 호응하지 않거나, 검정 마스크 시위를 하며 인사도 하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역대 대통령 모두 개원식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심사위원회에서 민주당 황정아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불참하는데, 이게 통합과 협치인가”라며 “기시다는 만날 시간이 있고 국민이 투표로 선출한 22대 국회 개원식에는 참석할 시간이 없나”고 지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조만간 방한해 윤 대통령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여야 대표회담에서 약속한 8대 과제를 언급하며 “자신들의 망언은 사과하지 않은 채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을 꼬투리 잡고, 실현도 불가능한 계엄령 선동으로 또다시 국회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양당 대표가 합의한 것처럼 ‘미래 지향적이고 생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대화와 타협이 일상’이 되는 국회가 복원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개원식 불참에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불편한 관계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연기하고, 당 연찬회에도 처음으로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한 대표가 의대 증원 중재안을 연일 역설한 영향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여당 대표와의 관계도 껄끄러운 상황에서 자신의 국정운영을 정면 비판하는 야당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것은 당연한 행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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