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장기간·정기적 '응급실 셧다운' 들어간 세종·충청 가보니
인근 지역으로 번지는 '응급실 폐쇄' 여파
"인근 병원들도 과부하 걸려있는 상황"
보신 것처럼 정부는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지만, 응급실 폐쇄는 엄연한 현실이 됐습니다. 당장 충청·세종 지역 응급실부터 문을 닫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장기간 정기적으로 문을 닫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현장 상황, 강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
보통 때면 오가는 환자로 분주할 응급센터 앞이 고요합니다.
바삐 드나들어야 할 구급차 자리도 텅 비었습니다.
세종시에서 '중증' 응급환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이 병원뿐인데, 응급 전문의들이 잇따라 병원을 그만두면서 비상이 걸렸습니다.
이 때문에 어제(1일)부터 앞으로 한 달간 저녁 6시에서 오전 8시 사이, 성인 환자를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간 일부 병원 응급실이 단기간 진료를 제한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장기간, 야간에 아예 문을 닫는 건 처음입니다.
급히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은 애가 탑니다.
[응급실 내원 환자 : 성인은 안 된다고 하셔가지고 (나왔어요.)]
담석증으로 심한 통증을 호소한 환자는 아예 다른 지역 병원을 수소문해야 했습니다.
[응급실 내원 환자 : 응급하게 아프면 와서 그다음에 수술하기로 했었는데 지금 아예 선생님이 안 계신다고 (세종) 다른 쪽에 했는데도 지금 안 된다고 해서 119에 전화해서. {대전으로 가야 할 거 같아요.}]
이곳 외에 유일하게 응급실이 있는 인근 2차 병원은 쉴 새 없이 북적입니다.
[뇌진탕 증상은 너무 심하면 환자가 굉장히 힘듭니다. 토할 거 같지 않아요? {살짝.}]
취재진이 머문 한 시간 반 동안, 교통사고와 낙상 등으로 30명 넘는 환자가 찾아왔습니다.
[응급실 환자 보호자 : 여러 군데 다치셔가지고. 그냥 골절만 되셔서 그렇지 내과(쪽) 다치셨으면 (갈 병원이 없어) 어쩔까 싶죠.]
원래 경증 환자 위주로 운영했는데, 기존 세종충남대병원 환자까지 몰렸습니다.
전문의 1명이 12시간 당직을 하며 겨우 버티고 있습니다.
[김태효/엔케이세종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 (응급실 폐쇄) 여파는 주변 인근 대전·청주·충청권으로 분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인근 병원들이 (이미) 과부하 걸려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전원에 어려움이 있고…]
건국대 충주병원도 어제부터, 강원대 병원은 오늘부터 응급실 진료를 일부 멈췄습니다.
이대 목동병원이나 수원 아주대병원 등 수도권 병원은 일단 폐쇄를 보류했지만, '셧다운 도미노'의 불씨는 남아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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