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축구만 잘하는 시대는 갔다'...대규모 축제 대행에 성공한 제주, 지역 사회와 '상성'하는 투잡 눈길
[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이제 축구만 잘하는 시대는 갔다. 구조적으로 적자인 프로스포츠의 활로를 보여주기식이 아닌 장기적인 계획과 새로운 접근으로 개척하는 K리그 구단이 등장했다. 대규모 지역 축제 중 하나인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를 성공리에 운영 대행한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의 이야기다. 특히 단순한 경제적 이익을 쫓기보다는 지역상권과 '상성(相成ㆍ함께 성장하기)'을 추구하며 연고지 밀착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포커스를 두며 지역사회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는 8월 29일(목)부터 9월 1일(일)까지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열렸다.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는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된 제주 흑우의 우수성을 알리고,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통한 소비촉진으로 축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마련했다.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는 서귀포시축산업협동조합(조합장 김용관)가 주관하고 주최했으며, 제주유나이티드가 행사 운영을 대행했다.
프로스포츠 구단이 후원이나 주관이 아닌 직접 행사 운영 및 대행으로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현역 프로축구 선수인 제주가 투잡(?)을 뛰기로 한 결심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도입된 'K리그 재정건전화 제도'에 기반하는 구단 경영 효율화와 재정건전성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스포츠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더욱 다양한 수익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파생되는 구단 브랜드 홍보 시너지는 덤이었다.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만반의 준비도 마쳤다. 본격적인 행사 개최에 앞서 앞서 홈 경기 브랜드데이( ‘청년이어드림’ 사업 홍보 등)를 통해 대규모 행사 운영 역량을 강화해왔다. 또한 원활한 행사 운영을 위한 부사업자 등록까지 완료하며 행정적인 절차까지 완벽하게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주관 및 주최사인 서귀포시축산농협와 적극 협력했으며 단순 홍보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와 더욱 밀착하는 계기까지 만들어냈다.
특히 기존 상업지역 안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홈 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을 중심으로 홈 경기까지 연계해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효율적인 쌍방향 마케팅을 통해 '상생(相生ㆍ함께 살아가기)'뿐만 아니라 '상성(相成ㆍ함께 성장하기)'까지 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 지역사회의 반응도 좋다.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를 기획/운영하는 과정에서 타 행사 주최 운영에 대한 다양한 문의가 이어졌을 정도.
가장 중요한 건 행사 자체의 매력이었다. 이를 위해 제주는 참가 업체에는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흑한우 음식점 상시 할인 판매(최대 50% 할인), 홈 경기 3,000원 할인 쿠폰 제공(음식점 이용 고객), 흑한우 무료 시식행사를 비롯해 다양한 무대 및 공연 행사, 축산 사랑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 어린이 워터파크, 축산 사랑 '댄스 동아리 경연대회'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축제의 한마당을 열었다.
관람객들의 꾸준한 발걸음을 모으기 위해 경품 추첨 및 선물 증정도 행사 중 매일 진행했다. 축산물 구매자를 대상으로 행사 중 매일 오후 1시와 오후 6시 이후 추첨해 로봇청소기 등 가전제품 다수를 경품으로 제공했다. 소확행을 만끽할 수 있는 '느영나영 혼듸모영 플리마켓'과 축산 사진 컨테스트 전시회, 슈팅스타, 마술&버블 체험, 판박이 붙이기, 만들기체험장, 돈가스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어우리지며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축제 참여 업체들의 만족도 높았다. '느영나영 혼듸모영 플리마켓'에 참여해 건어물을 판매한 '제주보글보글' 권민석 대표는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긴밀한 상호협력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었다.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닌 상성을 함께 고민하고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흥미로웠다. 앞으로도 제주가 구심점 역할을 해주면서 지역 사회와 함께 지속 성장한다면 더 많은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대규모 지역 행사라는 취지와 의의에 걸맞게 지역사회와 지자체에서도 큰 힘을 실어주었다.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에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이상봉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장, 김광수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과 강충륭 부의장을 비롯한 지역 의원들이 대거 내/외빈으로 직접 참석해 자리를 빛내주었다. 이를 통해 특정 행사를 계기로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컨벤션 효과'도 나타났다.
9월 1일(일) 오후 6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김천 상무와의 홈 경기는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프타임에 홈 경기 관람객을 대상으로 흑한우 선물세트 등과 한우 육포(선착순 2,000명)를 증정했다. 축구 본연의 연계성을 위해 직관 인증 16회 달성자(열성팬) 37명을 위해 서귀포시축산업협동조합과 함께 흑한우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공적인 행사 운영을 위해 제주 선수들도 팔을 걷어 붙였다. 홈 경기 당일 팬 사인회에는 남태희와 최영준이 등장해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제주의 변신은 이제 시작이다.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 운영 및 대행을 통해 다양한 유무형적인 효과를 측정하고, 단지 축구만 잘하는 구단이 아니라 프로스포츠 구단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다. 제주 관계자는 "'2024 제주 흑한우 축산물 박람회' 대행 운영은 많은 고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접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제주의 도전은 계속 된다. 참신한 아이디어에 지역 사회의 고민을 더해 제주 지역의 성공적인 상성 모델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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