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참 딱하다"...'OT 참사' 텐 하흐, 못 참고 발끈 "내가 문제? 맨시티 다음으로 트로피 많다"
[OSEN=고성환 기자] "당신은 참 딱하다. 우리는 맨체스터 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인터뷰 도중 제대로 발끈했다.
영국 '트리뷰나'는 2일(이하 한국시간) "텐 하흐는 그의 지도 방법에 책임이 있는지 묻는 기자에게 격분했다. 그는 '난 해리 포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맨유는 0-3으로 졌지만, 걱정할 게 없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2일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PL) 3라운드에서 리버풀에 0-3으로 대패했다. 이로써 맨유는 브라이튼전(1-2 패)에 이어 2연패에 빠졌다.
안방에서 참패를 피하지 못한 맨유다. 이날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조슈아 지르크지, 마커스 래시포드-브루노 페르난데스-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코비 마이누-카세미루, 디오고 달로-리산드로 마르티네스-마테이스 더 리흐트-누사이르 마즈라위, 안드레 오나나가 선발로 나섰다.
리버풀도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디오구 조타, 루이스 디아스-도미니크 소보슬라이-모하메드 살라,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라이언 그라벤베르흐, 앤디 로버트슨-버질 반 다이크-이브라히마 코나테-트렌드 알렉산더아놀드, 알리송 베케르가 먼저 출격했다.
경기 내내 리버풀이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강조하는 전방 압박 후 역습과 좁은 공간에서 연계 플레이로 맨유를 무너뜨렸다. 맨유는 리버풀의 압박을 풀어내려다가 공을 뺏기며 위기를 맞는 장면이 반복됐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리버풀이 골망을 흔들었다. 그라벤베르흐가 중앙을 빠르게 돌파했고, 디아스가 골문 앞으로 크로스했다. 뒤로 흐른 공을 알렉산더 아놀드가 마무리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득점 직전 공을 건드린 살라가 오프사이드 위치엿다.
하지만 대세는 바뀌지 않았다. 리버풀은 전반 35분 카세미루의 패스 미스를 끊어낸 뒤 빠른 역습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살라가 올린 크로스를 디아스가 머리로 밀어넣었다. 전반 42분에도 카세미루가 후방에서 디아스 압박에 공을 뺏겼고, 디아스가 다시 한번 살라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카세미루를 빼고 2004년생 토비 콜리어를 넣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리버풀은 후반 11분 또 한 번 높은 위치에서 공을 뺏어낸 뒤 역습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살라가 정확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3-0을 만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리버풀의 대승으로 마무리됐다.
텐 하흐 감독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경기 전날 "우리는 지난 2년간 맨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게 현실이고 팩트다. 우리는 올 시즌 우승을 원하고, 이룰 수 있음을 확신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경질론에 대해서도 "우리는 젊은 선수들을 데려왔고, 발전시켰다.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내가 뭘 더 할 수 있겠는가?"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나 리버풀전 결과는 졸전 끝 0-3 대패. 그럼에도 텐 하흐 감독은 "오늘은 긍정적인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이번 패배는 우리와 팬들에게 상처"라면서도 "시즌 3번째 경기다. 여러 번 설명해야 했다. 우리는 새 팀을 만들어야 한다. 괜찮을 것이지만, 분명 발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날 때쯤이면 또 다른 트로피를 들어올릴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장담했다.
이날 신입생 마누엘 우가르테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텐 하흐 감독은 이에 대해 "난 해리 포터가 아니다. 이 점을 인정해야 한다. 3명의 선수들은 이번 경기가 시즌 첫 경기였다. 우가르테는 1분도 뛰지 않았다. 그는 체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라며 "그런 다음에 팀에 기여할 것이다. 몇 주, 아마도 한 달이 걸릴 것이다. 다른 많은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심지어 텐 하흐 감독은 기자와 거의 싸우기까지 했다. 그는 선수들이 아닌 자신의 지도 방법에 패배 책임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고, "확실한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처럼 트로피를 얻거나 큰 상대를 이길 수도 없다"라며 화를 참지 않았다. 또한 텐 하흐 감독은 "당신이 딱하다. 우리는 맨시티 다음으로 많은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당신이 딱하다"라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텐 하흐 감독이 맨유에서 2시즌 동안 트로피 두 개를 거머쥔 건 사실이다. 그는 2022-2023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2023-2024시즌 FA컵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문제는 거듭된 영입 실패와 형편없는 경기력이다. 더 이상 우승 경력만으로 면죄부를 주기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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