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반토막 낸 `옵션 양매도`… 투자 설명서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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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핵심상품설명서에 없던 '옵션 양매도 레이쇼' 전략(이하 양매도 전략)으로 대형자산운용사들이 600억원대 금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투자전략 상품에서 옵션 양매도 전략을 선택한 데 대한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타임스가 입수한 '디와이 하이일드 사모투자신탁 제2호' 핵심상품설명서 상 투자전략에는 옵션 양매도 전략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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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등 피해액 600억대
증거금 납입 놓쳐 회수 실패
디와이운용 "충분히 위험고지"
사모펀드 핵심상품설명서에 없던 '옵션 양매도 레이쇼' 전략(이하 양매도 전략)으로 대형자산운용사들이 600억원대 금전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략은 지수가 안정적일 때 일정 금액을 벌어들이지만 폭락하면 손실이 무한대로 늘어난다. 지난달 블랙먼데이(8월 5일) 때 코스피 지수가 폭락하면서 자산운용사의 상품 설계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재간접 펀드 손실까지 합산하면 피해액은 더욱 불어난다. 다음날 코스피지수가 반등하지 않았다면 손실 규모는 1000억원을 넘길 수도 있었다.
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디와이자산운용으로부터 펀드 운용 관련 자료를 제출 받았다. 공모주 투자전략 상품에서 옵션 양매도 전략을 선택한 데 대한 위법성 여부를 들여다보기 위한 것이다.
디지털타임스가 입수한 '디와이 하이일드 사모투자신탁 제2호' 핵심상품설명서 상 투자전략에는 옵션 양매도 전략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 있다. 금융투자업규정 시행세칙에서는 멀티전략을 사용하는 경우 '모든 투자전략을 빠짐없이 기재해야한다'고 명시돼 있다.
해당 상품은 디와이자산운용이 설계했고 지난 4월 삼성증권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와 우리투자증권(옛 한국포스증권)에서 판매됐다. 상품은 60%가량 채권을 담았고 남은 현금으로 일부 공모주와 채권을 투자해 대용금으로 사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중소 자산운용사들도 재간접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에 나선 곳 중에는 디와이자산운용의 모회사인 여수해상케이블카도 있다.
문제가 된 옵션 양매도 전략은 코스피지수가 일정구간 움직이면 꾸준한 수익을 얻지만 그 이상으로 폭락하거나 급등할 경우 손실이 무한대로 커진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동반 하락했던 지난 5일 양매도 전략을 활용한 상품들은 눈덩이 손실을 떠안았다. 회사별로 투자 원금은 대부분 반토막 났다.
하락세가 계속되면서도 손실을 막지 못했던 이유는 지난 2015년 만들어진 '장중 추가증거금 제도'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옵션 양매도를 하면 일정액의 증거금을 납입해야하는데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주문이 걸리지 않는 제도다.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한 채 손실이 복구되길 기다렸다가 장중 추가증거금제도가 발동했고, 돈을 넣지 못해 투자사들이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은 것이다.
디와이자산운용 측은 해당 핵심상품설명서는 전문투자자가 보는 것으로 자본시장법 249조의4에 따라 모든 전략을 열거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디와이자산운용 관계자는 "파생상품 관련 위험고지는 충분히 했다"면서 "상품이 전문투자자들에게 팔렸기 때문에, 나중에 문제가 되면 소송으로 해결해야할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에 활용된 전략은 2008년 투자자문사 대표를 자살로 몰아넣은 고위험 투자 기법이다.
당시 리먼브러더스가 미국 뉴욕 지방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했다. 증시가 하루 10% 넘게 급락하면서 양매도 전략으로 인한 손실이 폭증했다. 해당 대표는 증거금을 채우지 못해 강제 반대매매 당했고, 계좌에 남은 자금은 전부 회수됐다.
다만 디와이자산운용은 당장 투자기관의 손실을 감당할 체력은 있다. 디와이자산운용의 모회사인 여수해상케이블카는 매년 200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작년 당기순이익은 184억원이다. 영업이익은 145억원, 영업외수익(케이블카서비스 전환사채 등)은 80억원 등으로 내실도 탄탄하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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