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김용현 인사청문회서 '계엄령' 의혹 정면충돌 [종합]

라창현 2024. 9. 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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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회, 계엄해제 불능 가능성 존재"
국힘 "현 사회 체제 구조상 계엄 불가능"
김용현 "우리 군도 계엄령 안 따를 것"

[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선포 가능성을 제기한 가운데 여야가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와 관련해 공방을 벌였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회 국방위는 2일 '국무위원 후보자(김용현 국방부 장관)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날 청문회에 앞서 민주당은 '계엄' 관련 공세를 예고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계엄 문제에 대해서는 오늘 국방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기초적 쟁점을 다루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계엄법'을 들고 나와 의혹의 고삐를 당겼다. 그는 "계엄법 13조를 보면 '계엄 시행 중 국회의원은 현행범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한다'고 돼 있는데, 국회의원들이 현행범으로 체포·구금 돼 계엄 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못한다면 '국회의원 과반수가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는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2017년에 만들어진 박근혜 정부의 계엄 문건인 '대비계획 세부자료13'은 여소야대 국회가 계엄 해제를 시도할 경우 대비한 조항"이라며 "집회시위와 반정부 정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을 선포하고, 위반 시 구속수사 등 엄중 처리 관련 경고문을 발표해서 합수단은 불법 시위에 참석하거나 반정부 정치 활동한 의원을 집중 검거 후 사법 처리해서 의결 정족수 미달을 유도한다고 적시돼 있다"고 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이른바 '충암파'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군 내부 핵심 보직을 충암고 출신이 거머쥐는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관여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 후보자,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박종선 777사령관이 충암고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계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추 의원은 "항간에는 계엄령 대비를 위한 친정 체제를 구충 중이고 후보자의 용도도 그것(계엄령 대비용)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근거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대통령실·국방부·방첩사·수방사가 일심동체가 된다면 군 내부 견제 균형이 무너지는 것이니 헌정 질서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자가 결단코 국방부 장관에 임명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 정기회 제1차 국방위원회의 국무위원 후보자(국방부 장관 김용현)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고 있다. 2024.09.02. [사진=뉴시스]

박선원 민주당 의원도 "최근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곽종근 육군특수전사령관·여 국군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부른 사실이 있느냐"면서 "(윤 대통령이) 계엄 준비를 위해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을 주요 직위에 채워 넣었느냐, 아니면 그런 사람만 계속 고르고 있느냐"고 계엄 의혹을 제기했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역대 정부에서 경호실장들을 왜 국방부 장관으로 안 보냈을까, 군사독재 때나 안기부장 이렇게 보냈지 문민 정부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없다"며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 전체를 경호해야 하는 사람인데, 대통령을 경호하는 경호실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가면) 이 역할(롤)이 헷갈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모든 게 부자연스럽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공세에 여당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대식 의원은 "현 사회 체제 구조라든지 모든 것을 비춰 봤을 때, 계엄이라고 하는 게 실질적으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냐"며 "과거 정부에 있었던 문건을 가지고 현 정부에다가 그대로 대비를 해서 일어날 수도 있는 것처럼 국민을 선동 또는 불안에 떨게 하는 부분은 사실에 근거해서 말씀을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기호 의원은 "계엄령이 발령된다고 하더라도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만 안 된다고 하면 끝나는 것"이라며 "그런데 계엄령, 계엄령 하는 걸 보면 황당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 전술에는 모든 심리전이 포함되는데 이를 혹시 민주당이 쓰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강선영 의원은 "수십만 장병이 지켜보고 있고 수십만 대 휴대전화가 군에 보급된 21세기 대한민국 군대에서 1% 수준의 충암고 출신 장군이 군을 장악하고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른다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되물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김 후보자도 "계엄 문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용납을 하겠냐"며 "솔직히 저는 (계엄 선포 시) 우리 군도 안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 문제는 시대적으로 안 맞으니 너무 우려 안 하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민주당에서 제기되는 계엄령과 관련해 유언비어라고 반박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 의원 머릿속에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다"며 "나치·스탈린 전체주의 선동정치를 닮아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라창현 기자(r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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