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태원 참사' 전 서울청장 금고 5년 구형…"부여된 책임 미이행"(종합)

이태성 기자 2024. 9. 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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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관계자 3명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
112상황관리관·상황팀장 각각 금고 3년·2년6월 구형
검찰 "최소한의 실질적 대비로 사고 예방 가능했다"
김 전 청장 "겸허한 마음으로 재판부 결정 기다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이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9.0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이태성 임철휘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혐의로 기소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검찰이 금고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권성수) 심리로 열린 김 전 청장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청장에게 금고 5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류미진 당시 서울청 112상황관리관(총경), 당직 근무자였던 정모 전 112상황3팀장(경정)의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에 대해서는 각각 금고 3년, 금고 2년6개월 구형했다.

검찰은 김 전 청장에 대해 "김 전 청장은 이번 사고 막을 가장 큰 책임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이태원 사고 당시 인파 집중과 사고 위험이 명백히 예상됐다. 최소한의 실질적 대비가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에게 부여된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실질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 서울청 각 기능으로부터 수회에 걸쳐 보고받은 자료를 제대로 살펴봤다면, 그리고 각 기능에 실효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류 총경에 대해서는 "류 총경은 재난 상황에서 근무 장소를 이탈하고 업무를 해태했다"며 "이로 인해 피고인 뿐 아니라 서울청 전체가 사고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 경정에 대해서는 "112상황실 업무는 재난 상황에서 위험 발생을 인식하고 이에 신속 대처하게 하는 핵심 기능"이라며 "그러나 피고인은 여러 차례 112신고 대부분을 무시하고 필수적인 상황관리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청장 측 변호인은 이에 대해 "핼러윈 축제는 10년 가까이 용산경찰서가 담당 해오던 일이고 서울경찰청은 용산서의 대응을 지원하는 역할"이라며 "대형 안전사고나 압사사고의 위험성을 예상한 사람은 경찰 내외에 아무도 없었다. 미리 예측할 수 없었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건 형사 절차에선 허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류 총경 측 변호인은 "검찰은 피고인이 정착(정위치)근무를 했다면 경찰기동대를 조기에 배치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장에 있던 이들조차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는데 서울청에서 이를 인식하는 건 불가능"이라고 주장했다.

정 경정 측 변호인은 "당시 서울청 112 상황실에는 외부 상황을 확인할 장비가 전혀 없어 현장의 상황 보고가 없다면 외부 상황을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은 이날 최후 진술을 통해 "서울경찰청의 최고 책임자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고 이후부터 일관되게, 오로지 사실에 기반해서 성실하게 국회 청문회와 수사, 재판에 임했다.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재판부의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청장은 2022년 10월29일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정보보고서 등을 통해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날 위험 등을 예견했음에도 기동대 등 적절한 경찰력을 배치하지 않아 지휘·감독권자로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참사 당일 112상황실 관리·감독 등 당직 상황 관리 업무를 총괄했던 류미진 총경과 서울청 112상황팀장이었던 정 경정은 압사 관련 112 신고가 쏟아지는데도 뒤늦게 서울청장 등 상급자에게 보고해 참사를 키운 혐의를 받는다.

한편 고(故) 이주영의 아버지인 이정민 10·29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위원장은 검찰 구형 전 피해자 진술에서 "철저한 수사와 정의로운 판결로 무고한 젊은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며 "경찰의 부재와 무책임으로 아이들을 떠나보낸 부모의 간절한 바람을 부디 저버리시지 않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공판이 끝난 뒤에는 "김 전 청장이 구형에서 금고 5년을 받았는데 유가족 입장에선 굉장히 아쉽다"며 "단순 과실치사가 아닌 직무 유기라고 생각한다. 재판부가 준엄한 심판을 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결심 공판을 앞두고 '대규모 인파예고 왜 묵살했나' '참사를 막을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김 전 청장의 엄벌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이태원 참사 부실대응 관련 결심 공판 참석에 앞서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등 책임자들의 엄벌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2024.09.02. photo1006@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victory@newsis.com, f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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