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버린 日남성에 복수”... 73명에 10억원 뜯어낸 태국 트렌스젠더

이혜진 기자 2024. 9. 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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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한 트랜스젠더 여성(사진 왼쪽)이 자신을 버린 전 남자친구에 대한 복수심으로 일본 남성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사기 행각을 벌였다. /유튜브

태국의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자신을 버린 전 일본인 남자친구에 대한 복수심으로 일본 남성들을 대상으로 장기간 사기 행각을 벌여왔다. 이 여성은 13년에 걸쳐 73명의 남성으로부터 약 1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체포됐다.

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4년까지 일본 남성 73명을 속여 2600만 바트(약 10억 1800만원)를 가로챈 트렌스젠더 여성 A(49) 씨가 지난달 4일 태국 방콕에서 체포됐다. 태국에서는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최대 3년의 징역형과 최대 6만 바트(234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태국 경찰은 최근 일본인 남성 B씨가 태국을 방문했다가 A씨에게 1500만 바트(5억 8700만원)를 사기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B씨는 지난 1월 태국에서 A씨를 만났는데, A씨는 여권과 지갑을 잃어버린 홍콩 관광객이라고 속였다고 한다. B씨는 호텔 비용으로 돈을 빌려주었고, 이후 여러 차례 데이트를 하며 보험과 의료비 명목으로 추가로 돈을 빌려줬다. 그러나 A씨는 돈을 갚지 않고 금을 사게 한 뒤 현금으로 교환하고 사라졌다.

피해자는 B씨뿐만 아니었다. 경찰은 A씨가 태국에서 대만이나 홍콩 출신 관광객인 척하며 남성들을 꾀어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밝혔다. A씨는 지갑을 잃어버렸다거나 여권을 갱신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돈을 받아 챙겼고, 코로나19에 감염되었다고 거짓말해 치료비를 받기도 했다. 또한 피해자들에게 가짜 사업에 투자하게 하며 투자 자금을 가로챘다. 이런 식으로 금전 피해를 입은 이들은 모두 일본 국적의 남성이었다.

A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대학에 다닐 때 일본인 남자친구가 여행 중 나를 버렸고, 전에 사귀었던 일본 남자에게 사기를 당한 적도 있다”며 일본 남성에 대한 복수심으로 범죄의 길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범행 동기가 사실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일본 남자에게 속았다는 것은 그저 변명일 가능성이 크다” “일본 사람이 속이기 쉽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복수의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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