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더 강경해진 임종윤 "순수한 마음→모든 수단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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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후문을 지나 회사로 출근하는 한미그룹 직원들은 주차장에 줄지어 선 검은 색 법인차량을 바라보며 놀란 듯 말했다.
한미약품그룹 총수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이날 본인을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북경한미 동사장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에서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로 교체하는 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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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연합쪽 이사진도 이탈표 나와
"왜 이렇게 차가 많아?"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후문을 지나 회사로 출근하는 한미그룹 직원들은 주차장에 줄지어 선 검은 색 법인차량을 바라보며 놀란 듯 말했다.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직원들은 로비를 가득 채운 기자들을 보고 또다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미약품그룹 총수일가의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는 이날 본인을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북경한미 동사장을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에서 임해룡 북경한미 총경리로 교체하는 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사회를 소집했다.
이사회는 과반에 달하는 모녀(송영숙·임주현)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측 3자 연합 측 이사가 불참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사 전원이 참석했다. 이날 신 회장은 비대면으로 이사회에 참석했다.
석 달 전 형제(임종윤·임종훈)가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장인 박재현 대표를 제외하고 이사회 멤버 중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이사들은 이사회에 늦을까 봐 명함을 건네는 기자들을 뿌리치고 황급히 회의장 안으로 들어갔다.
두 안건은 불발됐다. 임종윤 사내이사와 남병호 사외이사는 임해룡 총경리를 동사장으로 임명하는 첫 번째 안건이 부결되자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임종윤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남은 이사 8명의 표결에서 부결됐다.
이사회에서 역부족을 느낀 임종윤 사내이사는 조만간 임시주총을 통해 현재의 경영진 교체를 시도할 방침이다. 주총 소집권자가 3자 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 대표라 임시주총 개최까지 우여곡절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믿는 구석도 있는 것 같았다.
이날 이사회를 3자 연합의 완벽한 승리라고 보기에는 께름칙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안건은 6대 4로 부결됐는데 형제 측(임종윤·임종훈·남병호)에 더해 다른 이사가 임 사내이사 쪽에 찬성표를 던졌다는 걸 의미한다. 곧 3자 연합측에도 균열이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사 해임안은 특별결의사안으로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형제가 경영권을 쥔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지분 41.42%를 보유하고 있다. 3자 연합측 지분은 7.7%다. 만약 임시주총에 전체 주주의 60%만 참석하면 형제는 의안 통과를 위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사회가 끝나고 기자들이 대부분 떠난 오후. 평소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임 사내이사가 기자들 앞에 섰다. 그는 한미약품 본사 지하에 있는 식당에서 약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사회 결과에 대한 입장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잠시 발언을 멈추고 북받친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임 사내이사는 앞으로는 이전과 다른 태도로 3자 연합 측에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며 "직접 와보니 안건을 막기 위한 작업이 사전에 진행돼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오늘부터 행동주의펀드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대주주연합에 대응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임 사내이사의 차량은 다른 이사들과 달리 회사 주차장과 도롯가에 반쯤 걸쳐있었다. 저렇게 주차해도 되느냐는 물음에 직원은 "주차장에 자리가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신동국 회장이 갑작스레 모녀쪽으로 돌아서면서 또 다시 회사 경영에서 밀려날지도 모를 임 사내이사의 현 위치를 보여주는 듯 했다.
김윤화 (kyh94@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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