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여도 급증한 가계대출, 9월엔 주춤할듯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4. 9. 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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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의 가계빚 관리 주문이 무색하게 8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월별 잔액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 두 달간 집중됐던 은행권의 금리 인상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인데, 8월 말부터 시작된 전방위적 대출 심사 강화 및 조이기가 이달부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줄다가 8월 반등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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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규제 강화전 막판 수요
주담대 하루새 1.6조 늘기도
은행 금리인상 효과는 미미
대출심사 강화하며 문의 줄어
현장선 "이달부터 효과 볼듯"

금융당국의 가계빚 관리 주문이 무색하게 8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월별 잔액 집계를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 두 달간 집중됐던 은행권의 금리 인상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인데, 8월 말부터 시작된 전방위적 대출 심사 강화 및 조이기가 이달부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5대 은행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68조6616억원으로 8조9115억원이 증가했다.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지난 7월(7조5975억원)과 비교해도 1조3140억원이나 많다.

이에 따라 가계대출도 폭증했다. 8월 가계대출은 9조6259억원이 늘어 이전 최대 증가폭인 2020년 11월의 9조4195억원을 뛰어넘었다.

금융당국은 가계빚 증가세가 심상치 않자 지난 7월부터 부랴부랴 관리에 나섰지만, 이것이 서울 아파트값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경기 상승세에 대한 기대를 꺾진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실시돼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었는데, 이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막판 수요도 8월에 집중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 하루에만 1조5881억원이 증가했다.

지난달 25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 대해 공개적으로 경고한 이후 시중은행들은 '금리 인상'에서 '대출 총량 관리'로 가계대출 관리 모드를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대출 대상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다주택자에 대한 주담대 운영을 중단하고, 신한은행이 갭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 선순위채권 말소 또는 감액, 주택 처분 등의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 여기에 주담대 만기 축소를 통한 한도 감축, 주담대 모기지 상품인 MCI와 MCG 가입 제한을 통한 대출 한도 최대 5500만원(서울 지역) 감축 등 다양한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급기야 지난 1일에는 우리은행이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수도권 주담대와 전세대출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은행들의 전방위적 조이기가 8월 수치에는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신용대출과 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축소 등은 조치가 시행되기 전 쏠림 현상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줄다가 8월 반등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5월 102조9924억원이던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7월 102조6068억원까지 줄었다가 8월 103조4562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과 은행은 9월 이후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스트레스 DSR 2단계에 대출 문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 은행권 이야기다. A은행 관계자는 "서울 마포구 소재 지점의 경우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담이 많은 곳이었는데 8월 말 이후 확 줄었다"면서 "현재 8월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한 건에 대해서만 상담이 진행되고 있고, 신용대출 몇 건이 들어올 뿐 이전에 비해 한산하다"고 말했다. B은행의 서울 성동구 소재 지점 관계자 역시 "8월 대출 접수를 한 경우만 진행되고 있고, 규제 시행 첫 영업일인 오늘(2일)은 신규 대출 문의 자체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인천 지역은 최근 신규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사가 완료돼 입주를 앞둔 단지가 꽤 되는데, 한도가 줄고 대출심사가 까다로워지면서 난감해하는 차주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혜 기자 / 채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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