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불참’ 국회 개원식…87년 민주화 이후 이런 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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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 95일 만인 2일,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게 개원식을 치른 제22대 국회는 정기국회 들어서도 날카로운 여야 대치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식 '특검 후보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3일 발의하겠다며 국민의힘 압박 강도를 올리는 등 양보 없는 공세를 예고했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야당이 그중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최종 1명을 지명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3일 발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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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시작 95일 만인 2일,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게 개원식을 치른 제22대 국회는 정기국회 들어서도 날카로운 여야 대치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주당식 ‘특검 후보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3일 발의하겠다며 국민의힘 압박 강도를 올리는 등 양보 없는 공세를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채 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당내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에 끌려다니지 않을 뜻을 분명히 했다. 두 당은 전날 대표 회담으로 대화의 물꼬를 터보려고 시도했지만, 이견을 좁히기 어려운 쟁점이 산적해 강 대 강 국면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장 ‘지각 개원’에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통령이 유일하게 불참한 이날 ‘반쪽 개원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를 대표하는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애초 개원식은 지난 7월5일로 예정됐었으나, 야당이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면서 무산돼, 이전까지 가장 늦었던 21대 국회 개원식(7월16일)보다 48일 더 밀렸다. 이날 개원식은 정기국회 개회식을 겸해 열렸다.
어렵게 개원식은 열었지만, 100일간의 정기국회 레이스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우선 채 상병 특검법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겨냥한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야당이 그중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최종 1명을 지명하는 채 상병 특검법을 3일 발의한다. 대법원장의 추천에 야당이 동의·재추천할 수 있는 권한도 포함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권한이 없어, (한 대표가 공언한 방식의)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더 이상의 설득도 불가하다는 점이 어제 두 당 대표 회담으로 확실해졌다. 민주당 시계대로 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일단 발의된 법안을 본 뒤 판단하겠다면서도, 내부적으론 이 법안은 받기 어렵다는 기류다. 친한동훈계 한 의원은 “그건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 아니냐”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의 한 의원은 “한 대표는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아닌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채 상병 특검법이 필요하며, 당내 의견을 수렴해 적절한 시기에 추진하겠다는 생각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윤석열계의 특검법 거부 의사가 완강해 추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은 이 밖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4국조(채 상병 사건, 방송 장악, 양평고속도로 의혹, 동해 유전 개발 관련 국정조사) 카드도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 오는 26일 본회의에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방송 4법, 노란봉투법 등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6개 법안 재표결도 추진할 예정이다.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은 전날 여야 대표 회담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함께 논의됐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오는 4~5일 교섭단체 연설, 9~12일 대정부 질문, 다음달 7~25일 국정감사와 이후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에서도 여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의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무혐의 처리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혐의 직접 수사 등 뇌관이 산재한 탓이다. 연금개혁이나 금융투자소득세 의제와 관련해서도 여야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전망된다.
한편, 우원식 의장은 이날 개원식에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 세월호·이태원·오송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고 김상덕 위원장의 아들 김정륙씨,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응급의학 종사자 등 외빈 148명을 초청했다. 이들은 개원식이 진행되는 동안 본회의장 2층 방청석을 지켰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고경주기자 goh@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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