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뿐일까…‘트럼프 지지’에 실리콘밸리 분열

김원철 기자 2024. 9. 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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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미국 실리콘밸리 거물들 사이에서 지지 후보를 둘러싼 공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제일 앞선에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직후 그를 공개 지지한 일론은 벤처캐피탈 업계 '큰손'인 비노드 코슬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자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 계정에 "제발 트럼프에 대해 정신 나간 짓 좀 하지 말아라"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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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규제에 반발’ 흐름 상징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동부 지역에 위치한 테슬라 공장. 게티이미지뱅크

대선을 앞두고 미국 실리콘밸리 거물들 사이에서 지지 후보를 둘러싼 공개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된 실리콘밸리에선 보기 드문 풍경이다. 신기술 규제에 반발하는 기술자 그룹이 공화당의 우군으로 포섭되는 흐름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일 앞선에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있다. 지난 7월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 직후 그를 공개 지지한 일론은 벤처캐피탈 업계 ‘큰손’인 비노드 코슬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자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 계정에 “제발 트럼프에 대해 정신 나간 짓 좀 하지 말아라”라고 적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비판 글도 연일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던 일론은 조 바이든 대통령 시절 테슬라가 홀대받으면서 민주당 정권과 멀어지기 시작했다. 트랜스젠더 딸이 자신과 절연한 개인사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테슬라의 미션으로 삼고 있는 일론의 트럼프 지지를 두고 친환경 기술 투자자들은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엑스에서 일론과 긴 인터뷰를 하며 환경 문제를 일축(“가장 커다란 위협은 지구 온난화가 아니라 ‘핵 온난화’”)했는데도 일론이 반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대의에 대한 배신'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기후변화 관련 스타트업 투자로 유명한 조시 펠서는 지난달 링크드인에 “지금까지 함께 일했던 동료 및 친구들이 트럼프 도당(cabal)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며 “우리 관계는 영원히 달라질 것이고, 역사는 그들을 절대 호의적으로 보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데이비드 색스 전 페이팔 최고운영책임자(COO)도 트럼프 공개 지지자다. 색스는 2024년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지지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트럼프 지지는 광범위한 규제 완화를 선호하는 기술 투자자 그룹이 공화당의 새로운 우군으로 합류하는 흐름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이들의 준비는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최근 보도를 보면, 기술 투자자 그룹은 2019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 제이디 밴스와 함께 록브리지 네트워크를 설립했다. 이 네트워크는 우파 뉴스 그룹과 우파 유권자 등록 운동을 지원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댔다. 로이터는 “기술 투자자 그룹이 록브리지에 거액을 지원하는 것은 실리콘밸리가 보수 정치에서 점점 더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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