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서울 '땅꺼짐'에 전문가들 "지형 취약하고 난개발로 예측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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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땅꺼짐 현상은 대부분 도시 개발로 발생한 '인재'이지만 지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땅속지도'가 전무하고 복잡한 지하 내부를 완벽히 분석할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싱크홀 발생을 미리 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도권 땅꺼짐을 현재로선 미리 탐지하기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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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잇따라 발생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땅꺼짐 현상은 대부분 도시 개발로 발생한 '인재'이지만 지하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땅속지도'가 전무하고 복잡한 지하 내부를 완벽히 분석할 기술이 아직 개발되지 않아 싱크홀 발생을 미리 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에서 땅꺼짐이 발생했다. 땅꺼짐 규모는 가로 6m, 세로 4m로 깊이는 2.5m에 달했다. 당시 도로를 달리던 차량 1대가 왼쪽으로 기울며 차체가 완전히 싱크홀에 빠졌다. 이 사고로 80대 남성 운전자가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앞 좌석에 동승하고 있던 70대 여성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맥박이 돌아온 상태다. 사고 발생 이틀 뒤, 사고 지점에서 약 30m 떨어진 곳에서 도로 침하가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오후 4시경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에서 종로3가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 가로 40㎝, 세로 40㎝, 깊이 1.5m의 땅꺼짐이 발견됐다. 이날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에서 7호선 학동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서 침하가 발생했다.
서울은 자연적으로 땅꺼짐에 취약한 지역이다. 조경남 강원대 지질·지구물리학부 교수는 "서울 중심가의 지질은 한강이 범람할 때 생겨난 퇴적물인 돌, 자갈, 모래 등이 성기게 쌓여 있는 형태"라면서 "퇴적물 사이 공간에 물이 소통하기 쉽기 때문에 그 위에 아무리 콘크리트 등으로 덮어도 빈 공간이 생기기 쉬운 구조"라고 말했다.
여기에 하수관 등 지하 시설물의 노후화가 땅꺼짐을 주로 일으킨다. 송원경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심층처분환경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수도권 땅꺼짐 원인은 지진, 토양 밑 석회암 침식 등 자연적인 원인이 아니다"라면서 "노후화된 하수관이 터지면서 물이 새나가게 되고 그 물이 관과 퇴적물 사이에 틈을 만들어 땅꺼짐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땅꺼짐을 예방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하 공동 탐사 횟수와 구간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다만 서울시가 땅꺼짐을 탐지하는 방법인 지표투과레이더(GPR)가 지하 2m까지만 투입이 가능하다. 지하 6~7m는 탐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지반에 관측공을 뚫어 센서를 설치해 지반의 변동을 분석하는 '지반 침하 관측망' 등 기존에 도입한 적 없는 신기술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수도권 땅꺼짐을 현재로선 미리 탐지하기 매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 연구원은 "땅 속을 구성하는 요소가 일정하지 않다"면서 "콘크리트, 철, 흙, 자갈, 여러 암석, 하수관 등 각 요소를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은 대부분 개발돼 있지만 종합적으로 한 번에 땅꺼짐을 탐지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리 탐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 교수도 "지질에 대한 이해 없이 너무 많은 대규모 토목공사가 수도권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땅 속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략적인 지도도 없다"면서 "노후 배수관으로 인해 발생하는 땅꺼짐은 자연에 비해 유속이 강하기 때문에 갑자기 발생할 수 있어 대비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자주 그리고 많은 지역을 들여다보고 감시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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