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로의 장점 배우자"…현대차·도요타 수장 전격 회동

김진원/김재후 2024. 9. 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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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그룹(작년 판매대수 1123만 대)과 3위 현대자동차그룹(730만4000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경쟁력 비결'을, 도요다 회장은 '현대차의 빠른 전기차 전환 노하우'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길어지자 현대차그룹도 도요타를 벤치마킹해 2028년 판매 목표를 213만 대로 늘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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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카·전기차 전략 등
각사 노하우 주고받을 듯
"수소차가 미래 모빌리티" 공감
청정수소 생산·유통 인프라 등
수소 공급망 구축·협력 나서
한·일 에너지 교류 첨병 기대로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도요타그룹(작년 판매대수 1123만 대)과 3위 현대자동차그룹(730만4000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①하이브리드카 덕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점 ②전기차 투자에 적극 나선 점 ③수소차를 ‘자동차의 미래’로 본다는 점이 그렇다.


하나같이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다음달 ‘서울 회동’에서 다뤄질 주제다. 업계에선 이 중 하이라이트를 ③으로 보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수소 생태계 구축은 특정 기업이 도맡을 수 없다는 점에서 양사 협업의 핵심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경쟁력 비결’을, 도요다 회장은 ‘현대차의 빠른 전기차 전환 노하우’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로 배울 건 배우자”

2일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정 회장과 도요다 회장은 오는 10월 25일께 서울에서 비공개로 만나 수소차 생태계 구축 방안 등을 포함한 자동차산업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글로벌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내는 두 회사 수장의 만남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두 회사의 협력이 상당한 파장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회사는 요즘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 매출 45조엔(약 413조원), 영업이익 5조3529억엔(약 49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 11.9%로 주요 완성차업체 중 가장 높았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합산 매출은 262조원, 영업이익은 26조7348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0.18%였다.

도요타가 날아오른 배경에는 하이브리드카가 있다. 도요타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카 판매 비중은 30.6%(344만 대)로, 현대차·기아(11.5%·84만483대)의 세 배가 넘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이 길어지자 현대차그룹도 도요타를 벤치마킹해 2028년 판매 목표를 213만 대로 늘려 잡았다. 반대로 전기차에선 도요타가 현대차를 따라가고 있다. 전기차 투자에 미온적이었던 도요타그룹은 2030년까지 5조엔(약 45조8155억원)을 전기차에 투자하기로 했다.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는 350만 대다.

 청정수소 생산·유통부터 협력

도요타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협력은 수소차 분야에서 주로 이뤄질 전망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글로벌 수소차 판매량은 5621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8524대보다 34.1% 줄었다. 수소차 충전 편의성 등이 전기차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대차와 도요타 협력의 시작은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지난 6월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가 합의한 ‘수소공급망 개발 워킹그룹’ 출범을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한·일 산업장관은 ‘한·일 수소·암모니아 공급망 및 활용 협력 플랫폼’ 발족을 추진하는 등 민간 차원의 청정수소 분야 협력에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양국 정부가 수소산업 육성에 뜻을 같이하면서 두 회사의 협력 논의도 급물살을 탔다”고 설명했다.

수소차에 대한 의지는 두 회사 모두 확고하다. 도요다 회장은 올초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최대 30%이며 나머지 70%는 하이브리드나 수소전기차, 수소엔진차 등이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도 올해 초 열린 CES 2024에서 “수소 에너지 전환은 후대를 위한 것”이라며 수소차 투자를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원/김재후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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