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연속골' 이강인 또 벤치 출발…교체 투입된 후반만 지적 "마지막 20분 리듬 이상했다"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을 벤치에 연달아 둔 루이스 엔리케(54) 감독이 후반 경기력을 꼬집었다.
파리 생제르맹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릴에 위치한 스타드 피에르 모루아에서 열린 2024-25시즌 리그앙 3라운드에서 릴 OSC를 3-1로 꺾었다. 전반에만 2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은 파리 생제르맹은 후반 상대에 추격을 허용했으나 종료 직전 콜로 무아니의 쐐기골로 비교적 쉽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개막 후 3연승을 내달린 파리 생제르맹은 초반부터 선두에 오르면서 리그 4연패를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파리 생제르맹의 연승 행보에 이강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다. 앞선 두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엔리케 감독은 몽펠리에전에 이어 또 다시 이강인을 벤치 출발하게 했다.
이강인은 새 시즌을 맞아 골 감각이 물 올랐다. 르아브르 AC와 개막전에서 경기 시작 2분 4초 만에 벼락 같은 왼발 슈팅으로 시즌 1호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역대 리그앙 개막 첫 골 중 두 번째로 빠른 시간대로 기록되면서 역사에 남게 됐다.
이강인의 왼발은 몽펠리에를 상대로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개막전 득점에도 벤치에서 대기하던 이강인은 후반 투입 20분 만에 날카로운 왼발 중거리포로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다. 반대편 골문을 주시하고 감아차는 게 일반적인 자리에서 니어 포스트로 낮게 깔리는 슈팅을 시도해 상대 골키퍼 허를 찔렀다.
이러한 노련한 플레이에 파리 생제르맹 팬들은 매료됐다. 74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파리 생제르맹 최대 팬사이트 '파리 노리미트'는 르아브르, 몽펠리에전을 대상으로 한 8월의 선수로 이강인을 뽑았다. 팬 투표에 의해 이강인이 선정됐기에 활약상에 만족하는 여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파리 생제르맹 구단이 선정한 8월의 골에도 이강인의 '2분 4초' 골이 선택을 받았다. 그만큼 이강인이 초반 두 경기에서 남긴 인상은 대단했다. 그런데도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의 3경기 연속골을 향한 기회를 제한했다. 또 다시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20분도 채 안 되는 출전을 명했다.
후반 29분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대신해 들어간 이강인은 16분만 뛰고도 기회 창출 1회, 드리블 성공 2회, 지상 경합 승리 2회 등 빼어난 기록을 남겼다. 특히 후반 43분 메시급 드리블을 선보인 장면이 백미였다. 수비 진영에서 볼을 잡은 이강인은 단숨에 상대 선수 4명을 따돌리며 하프라인까지 치고 달렸다.
장기인 상체 페인팅에 이은 정교한 드리블로 상대 압박을 이겨낸 이강인은 문전으로 침투하는 데지레 두에에게 정확한 스루 패스를 연결했다. 두에의 마지막 슈팅이 부정확해 골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이강인의 탈압박 능력과 빅찬스를 만들어내는 치명적인 패스 능력을 두루 과시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리오넬 메시 스타일을 이강인이 잘 보여줬다. 이강인은 평소에도 왼발 중심의 플레이로 메시와 비슷한 패스, 드리블로 각광을 받아왔기에 파리 생제르맹 팬들에게 수준급 잔상을 남겼다.
그런데도 엔리케 감독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강인을 직접 겨냥한 건 아니지만 "마지막 20분 동안 리듬이 맞지 않았다"라고 했다. 후반 막바지 뛰었던 선수들의 팀 플레이 부족을 지적하는 의미다. 팀 전원을 겨냥했기에 교체 카드였던 이강인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
엔리케 감독은 "릴과 같은 팀을 원정에서 상대하는 건 쉽지 않다. 60~70분은 지배했는데 마지막 시간대는 그러지 않았다"며 "그래도 잘 뛰었다. 공정한 결과가 나왔다"라고 승리에 초점을 맞췄다.
엔리케 감독의 말만 보면 지배에 성공한 선발 라인업을 계속 신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경우 이강인의 벤치행은 의외로 길어질 수 있다. 지난 시즌만 해도 이강인을 다양하게 활용하며 주전 입지를 안겼던 엔리케 감독이기에 새 시즌 좋은 출발에도 이강인을 배제하는 모습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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