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말조심하라" "거짓선동" 청문회 고압적 답변 태도 논란
출입기록 역술인 '손님' 기재 설전, "말조심하라? 자질 부족" 비판
성일종 위원장 "톤 낮추고 부드럽게 말하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선배이자 핵심 실세로 평가받는 김용현 국방부장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질문하는 청문위원에게 “말조심하라” “거짓선동”이라고 비난해 반발을 샀다. 청문회 후보자가 청문위원에게 고압적 답변 태도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2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장관 후보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신경전을 벌였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22년 청와대 이전 TF(태스크포스) 부팀장을 맡았다. 특히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육군참모총장 공관 방문 자리에 천공이 TF관계자들과 동행했다는 이른바 '천공 개입설(뉴스토마토 보도)'이 제기됐다. 이후 경찰 조사결과 동행한 당사자는 천공이 아닌 역술인 백재권 교수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청문회에서 공개한 '김용현 후보자의 육군참모총장 공관 출입기록' PPT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가 2022년 3월14일 오후 14시59분에 출입했고, 15시3분에 '손님A'와 '손님B'가 입장한 것으로 나온다. 부 의원은 손님A를 백재권으로 추정하고, 손님B를 윤한홍 의원으로 추정한다고 기재했다.
부승찬 의원이 “국방부 출입기록에 2022년 3월15일 김용현 후보자가 국방부로 출입했는데, 혼자 왔느냐”고 질의하자 김 후보자는 “아니다. 그때 이전 (대통령실 이전) TF 위원들 같이 갔다”고 답했다. 부 의원은 “부대관리 훈령이나 정부청사 출입보안지침을 보면 '손님'으로 기록을 하느냐, '손님'이면 간첩도 들어갈 수 있는 거냐. 완전 조직적 은폐 아니냐”고 따졌다. 김용현 후보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 의원이 “기가 찬다, 백재권 교수하고 국방부 출입하셨다면서요”, “국방부 출입기록에 김용현과 같이 간 사람이 없다. 은폐하는 거지. 정부 관리 시설에 들어갈 때 손님으로 기재하고 들어가는 경우가 있느냐”라고 재차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한남동 출입을 가지고 거기에 대해서 조직적인 은폐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한남동 당시에 거기에 사신 분들이 외교부 장관부터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등 군 주요 직위(에 있는) 분들이 살았다”며 “그분들의 개인정보 때문에 사전 통보하면 '손님' 몇 명 이렇게만 기재하지, 누가 들어왔다 누가 나갔다 이런 것은 구체적으로 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었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규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인데 그 손님을 적었다고 조직적인 은폐다? 이것은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부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자 김 후보자는 돌연 “말조심하세요”라는 고압적이고 감정적인 발언을 했다. 부 의원은 “못 하겠다” “누구에 말조심 하라는거냐”고 설전을 거듭했다.
김 후보자는 박선원 민주당 의원이 △청와대 이전 등과 관련한 의혹 △최근 이진우 수방사령관, 곽종근 특전사령관 여인형 방첩사령관을 한남동 공관으로 불러 무슨 얘기를 했는지, 계엄 얘기도 했는지 △내란 예비 음모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하라는 등의 질의를 하자 “박 위원님 말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특히 “대부분이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여러 가지 선동적인 말씀을 하시는데 이 자리는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 청문회 그야말로 듣는 자리다.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거짓 선동하고 정치 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선원 의원이 “선동이라뇨. 증거를 갖고 의혹을 제기하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무슨 선동이냐”고 반박했다.
성일종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여기에는 위원들이 묻는 자리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톤을 좀 낮추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며 “팩트에 대해서는 소신껏 말씀하라. 그러나 언어의 선택에 있어서는 좀 부드러운 말씀을 써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후보자의 태도가 후보자로서의 태도인지 의문”이라며 “청문 자리인데도 '선동한다'는 용어를 쓰는 것은 아주 부적절하고, (부승찬) 위원 얘기에 '말 조심하세요' 이런 답변은 후보자로서 태도, 국회를 보는 태도가 아주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것만 봐도 후보자의 자질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위원에게 질의한다고 답변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국민께 답변한다는 자세로 좀 임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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