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먹던, 그 라면이 새롭다…‘팝업 스토어’까지 연다

박지영 기자 2024. 9. 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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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신사동 퓨전 한식주점 춘식당의 한쪽 벽면에는 42년 전 지금의 짜장라면 '짜파게티'를 개발하기 위해 농심 직원들이 손수 적은 개발 노트들이 전시돼 있었다.

짜파게티 보다 4살 어린 오뚜기의 '진라면'도 오는 22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팝업 스토어'를 연다.

라면 시장에서 부동의 1·2위를 달리는 농심과 오뚜기가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협업과 팝업 스토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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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신사동 퓨전 한식주점 춘식당. 농심은 올해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춘식당과 함께 ‘짜파게티 다이닝 클럽’을 지난달 23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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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心(농심) 삼선 짜장면 - SOUP팀. 1982.3.18’, ‘현 짜장면을 품질 개선하여 소비자가 요구하는 제품을 만들기 위함’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신사동 퓨전 한식주점 춘식당의 한쪽 벽면에는 42년 전 지금의 짜장라면 ‘짜파게티’를 개발하기 위해 농심 직원들이 손수 적은 개발 노트들이 전시돼 있었다. 농심은 올해 짜파게티 출시 40주년을 맞아 춘식당과 함께 ‘짜파게티 다이닝 클럽’을 지난달 23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두부 마파짜파’, ‘짜파육슬’, ‘짜파자냐’ 같은 짜파게티 소스를 응용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춘식당을 운영하는 최수영(41)씨는 “기존 주 고객이 30∼40대 직장인인데 어렸을 때 짜파게티를 먹었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짜파게티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젊은 고객에게는 트렌디하게 다가가기 위해 메뉴 개발에 고심했다”고 말했다.

짜파게티 보다 4살 어린 오뚜기의 ‘진라면’도 오는 22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이른바 ‘팝업 스토어’를 연다. 젊은층이 많이 찾는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점 내 음식을 즐기는 공간인 씨네펍(CINEPUB)에서 ‘해피냠냠 라면 가게’를 운영한다. 오뚜기 대표 제품인 진라면 순한맛, 마라 짜슐랭 등 모두 4종의 라면을 맛볼 수 있다.

라면 시장에서 부동의 1·2위를 달리는 농심과 오뚜기가 젊은층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협업과 팝업 스토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선 최근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젊은층 사이에서 신라면과 진라면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갈수록 다양한 라면 브랜드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활발한 마케팅으로 새로운 소비층을 사로잡아야 둔화한 국내 시장을 키우고 업계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5월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발표한 ‘가장 좋아하는 라면 브랜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전 연령대에서 신라면이 35%로 1위를 차지했지만, 선호도는 2004년(49%)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선호도는 13~18살 사이에선 12%를 차지하며, 신라면(25%)과 진라면(15%)를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에스엔에스(SNS)상 숏폼 챌린지 등으로 국외 매출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삼양식품의 불닭면 시리즈 사례처럼, 각종 협업과 팝업 스토어가 홍보 효과로 이어져 수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국내 연간 라면 매출액(소매점 기준)은 2020년 2조5834억원, 2021년 2조1721억원, 2022년 2조3326억, 2023년 2조3898억원으로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농심은 지난달 낸 반기보고서에서 “국내 라면 시장은 인구 구조 및 생활패턴의 변화로 인해 양적으로 저성장 추세에 있어 제품의 편리성 강화 및 고급화를 통해 질적 성장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국내 수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농심은 부산 녹산공업단지에 동남아와 유럽 지역 수출을 전용으로 하는 생산 공장을 새로 짓는다고 밝혔다.

오는 22일까지 서울 용산구 씨지브이(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오뚜기의 ‘해피냠냠 라면 가게’가 운영된다. 오뚜기 제공
42년 전 지금의 짜장라면 ‘짜파게티’를 개발하기 위해 농심 직원들이 손수 적은 개발 노트. 박지영 기자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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