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꾼들이다" 유재명부터 박훈까지, '행복의 나라' 뒷이야기
[OSEN=연휘선 기자] 영화 ‘행복의 나라’ 배우들이 ‘윤성은의 쿠키톡’에서 그 동안 어디서도 말하지 않았던 흥미로운 이야기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CGV 영등포에서는 영화 ‘행복의 나라’(감독/각색 추창민, 제공/배급 NEW, 제작 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 공동제작 초이스컷픽쳐스)에 출연한 배우 유재명과 이원종, 전배수, 박훈이 참석한 가운데 ‘윤성은의 쿠키톡’ GV가 진행됐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1. 박훈 “나도 박 대령과 같은 선택을 했을 것”
윤성은 평론가가 진행한 쿠키톡에서는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배우들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 시간이 이어졌다. 한 관객은 육군 참모총장 정진후(이원종)의 수행부관 김오룡 역을 맡은 박훈에게 “김오룡(박훈)은 정인후(조정석)에게 ‘박 대령처럼 했을 것’이라고 하는데 인간 박훈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박훈은 “김오룡은 정인후가 만난 인물 중 박태주(이선균)를 대변하는 인물인 것 같다. 참 군인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인물이다. 그 지점에서 그 대사를 의미 있게 했던 것 같고, 저라도 박 대령처럼 했을 것”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박훈은 “굉장히 많은 인간적 고뇌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선택을 하는 사람으로, 앞으로도 성장하고 싶다”고 의미 있는 말을 덧붙여 영화 속 감동을 이어갔다.
#2. “우리는 모두 ‘꾼들’이다!” 스크린 속 전상두 키에 숨겨진 비밀?!
극 중 권력으로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의 재판을 좌지우지하는 합수단장 전상두(유재명)는 카리스마와 함께 피지컬로도 좌중을 압도한다. 이에 한 관객은 “영화에서 정말 크게 나오더라. 키가 커 보이는 연출, 촬영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했고, 어떻게 그런 연기가 가능한지 또 궁금했다”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유재명은 “커 보이게 하는 기술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이 빛이나 각도를 통해 묵직하게 화면을 꽉 채우는 앵글을 만들어주었다. 또 대비를 둬서 윤곽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등 다양한 요소가 있다. 연기 역시 무게를 잡고 폼을 잡고 있는 모습, 점퍼 의상 등의 도움을 받았다”고 비결을 밝혔다. 특히 유재명은 분노를 유발하는 연기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그는 “이 캐릭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추창민 감독님, 동료 배우들과 서로 소통하며 또 하나의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과정들을 거치는 것이 저희의 직업이다. 주어지면 직업적 소명에 의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그런 ‘꾼들’이다”라고 겸손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3. 관객들의 흥미 자극한 ‘정진후’ & ‘김오룡’ 캐릭터 탄생 비하인드
영화 ‘행복의 나라’는 실존 인물과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는 만큼 영화를 본 관객들의 궁금증도 끊이지 않았다. 한 관객의 “김오룡이라는 역할이 실제 역사와 달리 목숨을 잃는 것처럼 묘사가 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여기에 박훈은 “김오룡은 영화 ‘서울의 봄’에서 이준혁 배우와 정해인 배우의 역을 합친 역할이다. 역사를 재현한다기보다는 재해석해서 보여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역사와 차이점이 있을 수도 있고 그 죽음에 대한 해석도 관객의 몫으로 남겨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원종 또한 자신이 맡은 정진후 역에 대해 “다큐를 찍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적으로 주제 의식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가 중요했다. 그런 의미에서 극적인 긴장감을 주기 위해 정진후 캐릭터를 조금 더 희화화해서 보여줘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만 역사적으로 명확하게 실존한 인물이라 얼마나 비틀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밝혀 영화 속 캐릭터의 각색 지점에 대한 고뇌와 작품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4. ‘행복의 나라’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
이날 GV에 참석한 네 배우들은 ‘행복의 나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가장 먼저 박훈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영화들 중에 많이 회자되는 영화들이 많다. 우리 영화가 고증이나 이런 것도 잘 되어 있어 심금을 울리기 때문에 관객 분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여기에 전배수는 “개봉을 하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았다. 이선균이란 배우가 여기 극장에 오랫동안 걸려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고 이원종은 “우리가 공기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보편적인 가치들의 소중함을 가끔씩 잊고 지낸다. 우리 영화가 그런 것들을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당부하며 관객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5. 이원종 “육군 참모총장은 처가와 처갓집이 잘되는 것이 행복일 것”
영화 속 그 누구보다 ‘행복의 나라’를 꿈꿨던 인물들이 생각한 ‘행복’은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쿠키톡은 마무리됐다. 먼저 박훈은 “김오룡이라는 역할을 하면서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군인다움이다. 전상두처럼 앞으로 나서는 것인지 고민했고, 결국 군인은 뒤에서 받쳐주는 최소한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김오룡이 생각하는 행복의 나라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원종은 “처가와 처갓집이 잘되는 것이 행복하다”고 대답해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내 “정진후는 계엄 사령관을 떠맡은 인물이다. 잘 관리를 해서 다음 대통령에게 잘 위임하는 것, 명예롭게 퇴직해서 손주들과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지 않을까 했다. 그리고 훗날 누군가가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사람이 있다면 대단히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공감을 이끌었다.
이어 전상두 역의 유재명은 “만약 우리 영화의 에필로그를 찍는다면 전상두가 5.18을 진압하고 옆에 있는 부관들이 ‘장군님 고생하셨습니다’라고 했을 때 ‘수고 많았다. 요즘 스트레스 많이 받았는데, 고마워. 나 지금 행복해’라고 말할 것 같다. 암울한 현대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과 파티를 하면서 ‘오늘 참 행복하다’라고 말할 인물인 것이다”라고 전상두를 설명해 관객들의 뜨거운 분노를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저희가 만든 영화가 행복감을 주는 영화라고 관객분들이 눈빛이나 어떤 표현을 해주셨을 때 행복을 느낀다”고 덧붙여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윤성은의 쿠키톡’에서 영화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며 관객들과 소통한 영화 ‘행복의 나라’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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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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