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와준 거 없다고 하세요"…'여고생 사망' 목사·공범 '문자' 대화

박소영 기자 2024. 9. 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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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교회 여고생 사망 사건'의 피고인 중 한 명이 경찰 조사 당시 해당 교회 목사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A 씨는 교회 내 합창단 숙소로 보내 사망할 때까지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등 방임한 혐의다.

검찰은 경찰에 가장 먼저 붙잡힌 D 씨와 해당 교회 소속 목사와의 문자메시지를 보여준 뒤 해당 내용이 오고 간 사실에 대한 인지 여부를 A 씨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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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친모 증인심문…"맡아줄 병원 없었다"
검찰 질문 몇 번 번복…"교인들 맡아 줘 고맙다"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교인이 18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5.18/뉴스1 ⓒ News1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인천 교회 여고생 사망 사건'의 피고인 중 한 명이 경찰 조사 당시 해당 교회 목사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대화를 나눈 사실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됐다.

이들은 "옆에서 도와준 거 없다고 하세요", "교회하고 연관이 적다고 하세요", "모르는 것이나 헷갈리는 부분은 대답하지 마세요" 등의 내용을 문자로 나눴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장우영)는 심리로 2일 열린 3차 공판에서는 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자 숨진 여고생의 친모인 A 씨에 대한 증인심문을 진행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서는 교회 합창단장이자 설립자의 딸 B 씨(52·여), 교인 C 씨(41·여), D 씨(55·여) 등이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돼있다. A 씨는 교회 내 합창단 숙소로 보내 사망할 때까지 기본적인 치료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등 방임한 혐의다.

검찰은 경찰에 가장 먼저 붙잡힌 D 씨와 해당 교회 소속 목사와의 문자메시지를 보여준 뒤 해당 내용이 오고 간 사실에 대한 인지 여부를 A 씨에게 물었다. A 씨는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 A 씨는 숨진 딸 E 양을 왜 병원이 아닌 교회에 보냈는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딸이 정신적인 이유로 발작을 해서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에 다녀왔고, 정신병원을 알아봤으나 입원이 힘들었다"며 "그 때 교회에서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A 씨는 '도움을 주겠다'고 말한 주체가 B 씨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몇번이고 번복했다. 검찰 측의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다 변호인 측이 'B 씨가 도움을 주겠다고 했죠'라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이어 변호인이 "수사 단계에서 부터 B 씨 등을 처벌할 의사가 없었다고 말했고, 현재도 그와 같냐"고 묻자 A 씨는 "네"라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은 "딸의 사망 당시 의사에게 '병사'로 처리해달라고 요구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A 씨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 측이 "의사가 '병사'로 처리해 달라고 했다는데요"라고 재차 묻자 A 씨는 "아닙니다"라고 했다.

검찰 측은 숨진 여고생 E 양의 사망 당시 상황을 보여 주며 "이렇게 손목에 결박흔이 있는데도 부검을 원하지 않다고 말씀하신 게 맞냐"고 묻자 A 씨는 "당시 상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다 변호인 측이 "부검을 원하냐 원하지 않느냐에 대한 대답에 그냥 '원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지요"라고 하자 "네"라고 답했다.

E 양은 지난 5월 15일 오후 8시쯤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만인 5월 16일 오전 0시 20분쯤 숨졌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E 양은 온몸에 멍이 든 상태였고, 두 손목엔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E 양을 부검한 후 "사인은 폐색전증이고 학대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경찰에 통보했다.

E 양은 대전 소재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지난 3월 2일부터 '미인정 결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학교는 E 양이 숨진 교회의 목사가 설립자인 종교단체 소유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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