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의혹`은 무책임한 선동"… 이재명 대표직 걸라는 대통령실

한기호 2024. 9. 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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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을 거론하자, 여권은 2일 친윤(親윤석열)·친한(親한동훈)계 갈등마저 뒤로하고 "계엄 괴담"이라고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를 제시해 주시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될 부분이 있다.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얘기가 맞나"라며 "우리가 모르게 지금 대통령께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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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여야 당대표 회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년 만의 여야 대표 회담에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 준비 의혹을 거론하자, 여권은 2일 친윤(親윤석열)·친한(親한동훈)계 갈등마저 뒤로하고 "계엄 괴담"이라고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괴담 선동"이라면서 "무책임한 선동이 아니라면 (이재명) 당대표직을 걸고 말하시라"고 요구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를 제시해 주시라고 공식적으로 요구해야 될 부분이 있다.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얘기가 맞나"라며 "우리가 모르게 지금 대통령께서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건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1일 회담에서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이야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거 완벽 독재국가"라고 했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지난달 하순부터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을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근거엔 함구해왔다.

한 대표는 "(김민석 최고위원의) '차차 알게 될 거다'는 너무 무책임한 얘기다. 그건 일종의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있다'는 얘기와 다를 바가 없다"면서 " 단순한 레토릭(수사)이 아니라 '계엄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도 거짓말이라면 국기문란에 해당한다"고 국회의원 면책특권 폐지도 재론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계엄 얘기는 민주당에서 만들고 민주당이 퍼뜨린 가짜뉴스"라고 가세했다.

추 원내대표는 "독도 지우기에 이어 계엄령에 이르기까지 민주당발 가짜뉴스가 극에 달했다"며 이 대표에게 "제1다수당 대표로서 신중한 언행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친윤계 김재원 최고위원도 "이 대표 판결 선고날짜가 가까워오니 헛것이 보이나"라고 쏘아붙였고, 김민전 최고위원도 이 대표의 의원 체포·구금설 거론에 "거대한 프레임을 빌드업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10월부터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서도 야당 의원 유죄판결이 나오기 시작하자 '계엄령 앞두고 야당 의원 잡아간다'고 거짓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라고 의혹 제기로 역공했다. 이외에도 친윤계 5선 권성동 의원이 SNS를 통해 "이 대표가 공식회담 자리에서 '계엄 괴담'을 살포했다"며 "상대를 악마화할 수 있다면 무차별적으로 괴담 확성기를 트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한계도 성토 대열에 합류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회의에서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피해망상적인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하다"며 "가장 저급한 형태의 정치"라고 이 대표를 겨눴다. 조해진 전 의원은 SNS 글에서 헌법상 계엄이 선포돼도 국회 과반수가 즉각 해제할 수 있고 국회의원 불체포특권도 적용된다며 오히려 야당이 비상사태를 기획해 "계엄을 유도"하는 게 아니냐고 의심했다.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계엄하는 독재국가라고 프레임을 짜야 방탄이 훨씬 가능할 것"이라고, 김영우 전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탄핵·특검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 윤석열 정권 퇴진 명분 쌓기란 생각"이라고 각각 정치적 노림수를 추측했다. 당권주자였던 5선 나경원 의원은 "이재명의 계엄 괴담, 친일몰이는 현대판 매카시즘"이라며 "재명이즘"이라고 꼬집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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