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야 놀자] 영화티켓만큼 비싼 팝콘…영화관에 숨은 경제 원리

유승호 2024. 9. 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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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이 쏘아올린 '티켓값' 논란
정가는 1.5만원, 실제로 내는 건 9700원
극장, 규모의 경제 위해 각종 할인 해줘
"요금 낮춰서라도 관객 받는 게 이득"
극장 주 수입원은 '팝콘·음료'
'원가 10%' 팝콘 1.5만원에도 잘 팔려
영화 미끼로 관객 모아 간식으로 수익

배우 최민식이 최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출연해 “극장 값(영화 티켓 가격) 좀 내려라. 그렇게 확 올리면 나라도 안 간다”고 말해 영화 티켓값에 대한 논란이 불붙었다. 관련 기사에는 영화 푯값이 너무 비싸다는 댓글이 넘쳐난다. 하지만 통신사 할인 등을 감안한 실질적인 가격은 많이 오르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영화관 관객이 줄어든 것이 과연 티켓 가격 때문일까. 티켓 가격을 올린 영화관들이 다른 한편으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티켓을 할인 판매한다면 영화관의 진짜 수익원은 무엇일까. 영화관에 숨은 경제 원리를 살펴보자.

영화 티켓 ‘실질 가격’은 9768원


영화 티켓값은 상영관 종류와 요일, 시간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중에서 주말 2D 상영관 요금을 기준으로 해보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주요 멀티플렉스의 주말 2D 요금은 1만5000원이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만 해도 1만2000원이던 가격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00원씩 인상됐다.

그러나 영화 티켓을 정가에 사는 관객은 많지 않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영화산업 결산’ 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영화관의 객단가는 9768원이었다. 티켓 정가는 1만원대 중반이지만, 관객들은 각종 할인 제도를 활용해 평균 1만원이 채 안 되는 돈을 내고 영화를 본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전과 비교한 객단가 상승률 역시 15.7%로 티켓 정가에 비해 오름폭이 크지 않았다. 올해 객단가는 작년보다 3.1% 하락했다. 이런 사정은 영화관 매출에서도 확인된다. 상반기 CJ CGV의 티켓 판매 수익은 4639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 감소했다. 관객은 늘었으나 객단가가 낮아진 탓이다.

할인해서라도 관객 받는 게 이득

영화관이 객단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티켓 가격을 할인해주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규모의 경제를 위해서다. 영화관은 초기 투자에 큰 비용이 들어간다. 넓은 공간을 확보해 상영관을 설치해야 하고, 시설이 넓은 만큼 관리할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 이런 비용은 대부분 고정비용이다. 건물 임차료와 인건비는 영화관에 관객이 있든 없든 일정하게 발생한다.

반면 변동비용은 크지 않다. 영화 한 편의 관객이 100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난다고 해서 더 들어가는 비용은 별로 없다. 관객 한 명을 추가로 받는 데 따르는 한계비용이 거의 0이다. 관객이 많아질수록 관객 1인당 평균비용이 감소하는 규모의 경제가 나타난다. 따라서 가격을 대폭 할인해서라도 관객을 늘리는 것이 이득이다. 조조할인이 있는 것도 상영관을 비워놓기보다 몇 명이라도 관객을 들이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영화관에서 팝콘 사면 호구?

영화관에서 정말 비싼 것은 따로 있다. 팝콘과 음료다. 영화관에서 판매하는 팝콘과 음료는 1인 세트가 7000~8000원, 2인 세트가 1만5000원 안팎이다. 티켓값 못지않게 비싸다. 비쌀 만한 이유가 있다. 영화관 내 팝콘과 음료 판매 시설은 독점적 지위를 갖는다. 외부 음식 반입이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대개는 귀찮아서라도 영화관 내 매점을 이용한다. 그 덕분에 영화관은 팝콘과 음료를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다.

팝콘과 음료야말로 영화관의 주 수익원이다. 영화 티켓 한 장을 팔았을 때 영화관이 가져가는 돈은 많지 않다. 티켓 가격 중 10%는 부가가치세, 3%는 영화발전기금으로 빠져나가고 남은 금액의 45%를 극장이 갖는다. 티켓 가격이 1만5000원이라면 극장 몫은 5900원 정도다. 이와 달리 팝콘과 음료는 판매 금액이 그대로 극장 매출이 된다. 극장에서 파는 팝콘과 음료의 재료 원가는 판매 가격의 10%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영화를 미끼로 관객을 끌어들여 팝콘과 음료를 팔아 이익을 내는 것이 영화관의 수익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값을 내린다고 해서 관객이 얼마나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소비자들은 이미 영화관의 대체재에 익숙해졌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만이 아니다. 캠핑, 골프, 미술관 등이 모두 영화관의 대체재다. 단기간에 급등한 가격이 소비자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킨 것은 맞지만, 가격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NIE 포인트

유승호 한국경제신문 기자

1. 영화관이 객단가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티켓 가격을 할인해주는 이유를 찾아보자.

2. 고정비용, 변동비용, 한계비용의 관계를 알아보자.

3. 팝콘 등 간식은 어떻게 영화관의 주 수익 모델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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