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가해자' 10명중 7명은 10대… 일선교사, 성교육 문제점 지적

최진원 기자 2024. 9. 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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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관련 가해자 중 10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지역 중학교 교사 이모씨(28)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교육 시간에 2·3학년은 보통 자기 할 거를 하는 분위기고 1학년 정도만 열심히 들으려고 한다"며 "지루한 영상을 틀어두는 방식이기에 잘 이뤄질 턱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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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관련 가해자 중 10대의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교사들이 성교육의 실효성 문제를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대전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딥페이크 관련 예방 교육을 받는 모습. /사진=뉴스1
딥페이크 관련 가해자 중 10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일각에서는 학교에서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성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뉴스1에 따르면 일선 교사들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교육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현행교육기본법과 교육부 지침은 전국 초·중·고교의 연간 성교육 15시간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성폭력과 가정폭력 예방 교육을 각각 1시간씩 2시간, 중고등학교는 성매매 예방 교육을 더해 총 3시간을 의무로 진행한다.

다만 교육자치법에 따라 현행 성교육은 교육부 차원의 표준화된 교육 과정 없이 시도교육청이 제각각 관리한다. 교육 현장은 이러한 의무교육이 '형식적 성교육'일 뿐 지루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다수 학교는 외부 단체 강사를 섭외해 대형 강당에서 진행하거나 방송으로 송출하는 방식으로 성교육을 진행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딥페이크 등에 관한 교육은 대부분 짤막하게 다뤄지거나 다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울 지역 중학교 교사 이모씨(28)는 뉴스1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교육 시간에 2·3학년은 보통 자기 할 거를 하는 분위기고 1학년 정도만 열심히 들으려고 한다"며 "지루한 영상을 틀어두는 방식이기에 잘 이뤄질 턱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가끔 강사가 섭외돼 큰 공간에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지만 학생들 집중도가 높진 않다"라고 답했다.

경기 지역 고등학교 교사 심모씨(30)는 "교과 수업 준비하고 행정 업무하느라 바쁜데 제대로 성교육을 하겠다고 강사로 나설 수 있는 교사도 없다"며 "성교육은 외부 강사나 동영상을 통해 시간 때우기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올바른 성관념을 확립하는 데 실질적으로 도움은 안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1~7월 동안 딥페이크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중 73%가 10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일 부산 서구 경남고등학교에서 하윤수 부산교육감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러한 실정속에 10대 청소년들에게 범죄가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10대 청소년들은 정보활용 능력이 뛰어나지만 성과 관련한 문제 의식이 확립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딥페이크 범죄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딥페이크 성착취물 범죄 혐의로 입건된 전체 피의자 중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65.4%, 2022년 61.2%에서 2023년 75.8%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1∼7월은 73.6%였다. 전체 가해자에서 10대 비중이 늘어나면서 피해자도 10대인 경우가 많다. 10대 피해자 수는 2021년 53명, 2022년 81명, 2023년 181명으로 늘고 있다. 피해자 10명 중 6명이 10대로 나타났다.

부산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을 담당하는 장병순 기장초 교사는 "교사들이 이런 내용을 직접 다루려고 하면 민원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어렵고 지난한 길이지만 이런 교육을 보장하는 교육 당국 차원의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진원 기자 chjo063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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