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Z세대와 노스탤지어 경제

2024. 9.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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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카세트테이프를 듣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카세트테이프는 1990년대 중반 CD플레이어로 옮겨 가면서 사라졌는데 그 카세트테이프가 요즘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왜 그럼 카세트테이프일까? 카세트테이프는 Z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예전의 것에 대한 갈망을 대변하는 제품이다.

카세트테이프 이외에도 Z세대가 이끄는 노스탤지어 흐름은 여러 곳에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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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세트테이프·폴더폰·Y2K…
경험하지 못한 과거에 향수
빈티지와 클래식 추구하는
Z세대 문화 변화에 주목을

1990년대 카세트테이프를 듣던 시절을 기억하는가. 길거리에 당시 히트가요 카세트테이프를 판매하는 모습이 즐비했던 그때 말이다. 카세트테이프는 1990년대 중반 CD플레이어로 옮겨 가면서 사라졌는데 그 카세트테이프가 요즘 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스포티파이(Spotify) 세대인 Z세대가 카세트테이프를 들으려 한다니 마치 시간을 돌려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2023년 미국에서 43만개 이상의 카세트테이프가 판매됐는데, 상위 10위 안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앨범 두 개가 있고, 영화 '바비(Barbie)'의 사운드트랙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왜 그럼 카세트테이프일까? 카세트테이프는 Z세대가 경험하지 못한 예전의 것에 대한 갈망을 대변하는 제품이다. 과거에 대한 향수, 즉 노스탤지어(nostalgia)인데, 그것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이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사실 사회학에서 시작한 세대 구분이 마케팅에서도 여전히 많이 쓰이는데, Z세대의 특징으로 최근 더 부각되는 것이 바로 노스탤지어다. 그들의 클래식하고 시대를 초월한 아이템에 대한 감상은 진정성, 단순함, 과거와의 연결을 원하는 욕구를 반영한다.

카세트테이프 이외에도 Z세대가 이끄는 노스탤지어 흐름은 여러 곳에서 보인다. 영화 '바비'는1950년대 바비 인형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2023년 최고 수익을 올린 영화가 되었다. 2022년에는 미국 레코드판 판매량이 1987년 이후 처음으로 CD 판매량을 앞지르기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패션 브랜드 애버크롬비(Abercrombie&Fitch)는 6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하며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추억의 2000년대 감성, Y2K 패션의 부활과 함께 '노스탤지어 경제'라는 말도 등장했다.

덤 테크(Dumb Tech·어리석은 테크)의 인기 역시 노스탤지어 흐름의 일환이다. 스마트폰 같은 첨단 기술과 대비되는 상품을 의미하는데 전화와 문자, 라디오와 기본적인 촬영 기능만 제공하는 폴더폰·덤폰(Dumbphone)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 연결이나 앱 사용이 불가능한 1990년대 스타일의 폴더폰이 레트로를 재현하는 한편, 소셜미디어에 중독돼 가는 도파민 시대에 오히려 대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노키아의 폴더폰은 2022~2023년 판매량이 두 배로 늘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유사하게 일어나고 있다. 냉삼(냉동삼겹살), 델몬트 오렌지 주스 병을 신선하게 느낀다거나, 마리떼프랑소와저버 등 패션 브랜드의 부활을 이끈 것이 Z세대다. 약과와 쑥, 흑임자 등 전통 디저트들이 핫한 디저트가 되었고, 막걸리도 '힙걸리'로 불리며 이들이 찾는 주종이 되었다.

Z세대의 노스탤지어 경향은 단순히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문화적 변화다. 리서치 기관인 모닝컨설트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Z세대가 클래식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는(timeless) 것을 트렌디한 것보다 더 선호하는 비율이 15%포인트나 늘어났다고 한다.

기업들은 이 트렌드를 인식하고 수용하는 것, 그리고 이 세대의 독특한 선호에 공감하는 제품과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빈티지 영감을 받은 컬렉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마케팅 캠페인, 클래식 브랜드의 부활을 통해 Z세대의 향수 사랑을 활용해 의미 있는 연결을 만들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Z세대의 노스탤지어 사랑은 때로는 옛 방식이 가장 좋은 방식이라는 사실을 강력하게 상기시킨다. 따라서 카세트테이프를 꺼내고, 클래식 브랜드를 되살리고, 과거의 시대를 초월한 매력을 기념해보자. 결국, 옛것이 다시 새로워진다.

[황지영 美노스캐롤라이나대 마케팅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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