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보다 감독으로서 성장했다" 홍명보의 자신감…'양민혁 등 19명' 홍명보 1기 첫 소집
[스포티비뉴스=고양, 김건일 기자]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 복귀전을 앞둔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으로 돌아온 것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오는 5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앞두고 2일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대표팀 소집 첫 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10년 전과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다"며 "그때보다는 훨씬 더 감독으로서 성장된 느낌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 2013년 6월 최강희 전 감독 후임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조별리그 탈락 후 비판 여론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축구협회 전무이사를 거쳐 지난 2021년 울산HD 감독으로 선임됐고, 울산에서 K리그 2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지도자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후임 감독으로 선임된 홍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물론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표팀 감독 복귀가) 10년 만인데 기분은
"정확히 10년하고도 조금 더 된 것 같다. 집을 나오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대표팀으로 감독으로 운동장에 서는 게 10년 만이다 보니까 설렘이 있었고, 선수들을 만나고 이끌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또 한편으로는 두려움도 많이 있다. 아무래도 예전에 경험을 한번 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오는 두려움. 그때는 그런 걸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그 두려움이 많이 있다라는 게 10년 전과 굉장히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두려움이 실패에 대한 공포인가 아니면 현재 어려운 상황에 대한 부담인가
"아무래도 실패를 한번 해봤기 때문에 거기에서 나오는 생각들이 좀 더 있다. 지금의 상황보다는 그만큼 많은 경험을 했다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0년 후 실패를 통해서, 지금까지 다시 이 자리에 또 올 수 있었던 것은 축구장 안에서 실패에 머무르지 않고 그런 것들을 계속 이겨나가기 위해서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또 노력하고,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에 다시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감사한 마음도 든다. 예전에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 나갔을 때 하고 2002년 월드컵 나갔을 때 마음이 180도 이상으로 차이가 많이 난다. 지금도 그런 상태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대표팀 감독으로 10년 전과 지금이 무엇이 가장 달라졌다고 보는지.
"여러가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흰머리도 예전보다 훨씬 많이 났다. 요즘 사진 보니까 '(그때엔) 굉장히 젊었다'라는 느낌도 들고 하는데 외적인 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내적인 것도 많은 변화가 있는 것 같다.
그때는 제가 갖고 있는 능력 외에 다른 것들이 대표팀 감독을 하는데 많이 자격이 됐는데, 지금은 10년 전보다는 여러가지 경험을 통해서 배운 것도 많이 있고, 그때보다는 훨씬 더 감독으로서 성장된 느낌이 많이 있다는 생각이다."
△오늘 훈련은 19명만 한다. 해외파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오면 사실상 완전체 훈련은 (9월) 4일 하루뿐인데
"그동안 꾸준하게 그런 스타일이었다. 물론 주축 선수들이 며칠을 쉴 수 있느냐 차이가 많은 영향을 끼친다. 예를 들면 지금 우리 팀 주축 선수들이 내일 도착하다 보니까 그 선수들은 결과적으로 4일 하루 (훈련)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지켜보도록 하겠다.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서 어떤 게 정말 팀을 위해서 좋은 건지 알아보겠다. 그게 결과적으로는 선수를 위해서도, 우리 팀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팀 미팅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내주고 싶은가
"아직까지 팀 미팅은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지금 몇 가지 요소가 있는데, 그런 부분들을 차분히 정리해서 선수들한테 잘 전달하려고 한다.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선수 개개인의 능력들은 많은 분들이 최고라고 하지만 역시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팀 스포츠에 맞는 응집력이 얼마만큼 있느냐가 갖고 있는 재능을 훨씬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 부분을 선수들한테 이야기하고 또 개인적인 부분과 팀적인 부분을 어느 정도는 서로 나눠서, 우리가 필요한 게 무엇인가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은 안 되는 시점이다. 때문에 전술적으로도 마찬가지고, 그런 부분들을 선수들하고 이야기를 할까 생각 중이다."
△첫 경기는 어느 감독님에게나 중요하지만 지금 여러 경기 외적인 요인들을 감안했을 때 감독님의 첫 번째 경기는 더 중요성이 있을 것 같다.
"모든 경기가 다 중요한 경기다. 저한테 개인적으로 중요한 경기라기보다는 지금 대한민국한테 굉장히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금 월드컵 3차 예선이다. 한 경기 한 경기가 결과적으로는 대한민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경기다. 저 개인보다는 우리 대한민국이 중요한 경기다."
△선수들이 감독님이 많이 무서워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저는 선수들과 말 많이 하고 그러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선수들이 잘하면 특별히 얘기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아무래도 저에 대한 이미지가 조금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제가 더 선수들에게 친근하게 하는 방법이 가장 빠를 것 같다. 다만 그동안 (함께) 생활했던 선수들이 몇 명 있으니까 제가 직접 이렇게 얘기하기보다는 그 선수들이 얘기를 해줬으면 좀 좋겠다. 제가 그렇지 않다는 거."
△10년 전에는 (소집될 때) 양복 입고 들어오는 것과 같은 규율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규율이라든지 생활 면에서 강조하고 싶은게 있나
"저는 기본적으로 밖으로 보여주는 규율을 선호하지 않고 굉장히 자유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다만 제가 그 당시에 양복을 입고 오라고 한 가장 큰 이유는 양복을 입게 되면 마지막에 거울을 한번 볼 수밖에 없다. 저는 그 당시엔 대표팀에 들어올 때 다시 한 번 거울을 보면서, 자기가 어떤 마음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지금은 선수들이 전부 다 해외에서 오고 피곤하다. (양복을 입고 오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자유스러우면서도 그 안에 뭔가 보이지 않는 규율이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이거 하면 돼' '안 돼'가 아니라 두어가지 카테고리를 정해놓고 선수들이 명확하게 알 수 있는, 그리고 또 선수들이 그 선을 지키면서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그 방법을 선수들한테 전해야 될 것이다. 선수들은 그것만 지키면 자기들이 오래만에 대표팀에 와서 컨디션 조절만 해서, 정말 좋은 경기력만 생각할 수 있도록 팀 분위기나 문화를 만들까 생각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0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뒀다. A대표팀에선 첫 번째 맞대결이다.
팔레스타인은 아직까지 월드컵에 오른 적이 없다. 하지만 지난 2019년 WAFF 선수권대회에서 3위로 역대 최고 성적을 갈아치운 뒤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팔레스타인 축구 역사상 첫 16강에 오르는 등 분위기는 상승세다.
특히 아시안컵에선 이란, 아랍에미리트와 조별리그 그리고 16강 카타르전까지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받는 팀을 상대로 수비 라인을 끌러올리는 점유율 축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팔레스타인은 한국과 경기를 앞두고 시즌을 마친 선수, 무소속 선수 15명으로 1차 소집 명단을 꾸렸고 말레이시아에서 조직력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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