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 깨야지"… 유해란 우승 본능 깨운 한마디
최종일 8타 몰아쳐 역전 우승
연장서 고진영 제압하고 환호
6오버파로 부진했던 3R 이후
페이드 구질 맹연습 적중해
"뭐든지 할 수 있다 주문 효과"
"2년 차 징크스를 깨야지."
지난해 10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 이후 11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유해란(23)을 깨운 한마디다. LPGA 투어 데뷔 첫 번째 시즌보다 두 번째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확실한 목표를 갖고 있던 유해란은 FM 챔피언십에서 9번째 톱10이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유해란은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턴의 TPC 보스턴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쳤다. 합계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동타를 기록한 고진영을 1차 연장전에서 제압하고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LPGA 투어 통산 2승째를 올린 그는 우승 상금으로 57만달러(약 7억60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부터 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해란은 1승을 포함해 톱10에 6번 들며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그럼에도 만족이란 없었다. LPGA 투어 매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고 2년 차 징크스라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해란은 지난겨울 연습에 매진했다.
지난 2월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올 시즌 첫 톱10을 기록한 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유해란은 7월 출전한 3개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단독 5위를 시작으로 다나 오픈 준우승, CPKC 여자 오픈 공동 3위를 차지한 그는 레이스 투 CME 글로브 시즌 포인트와 상금랭킹을 크게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가장 꾸준했던 선수 중 한 명이었지만 딱 하나가 아쉬웠다. 바로 우승이다. 그린 적중률 75.67%로 1위에 올라 있는 유해란은 매 대회 날카로운 아이언샷을 앞세워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계속해서 우승을 두드리던 유해란은 올해 19번째 출전 대회인 FM 챔피언십에서 그토록 바라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이번 우승이 값진 또 하나의 이유는 최종일 4타 차이를 뒤집는 뒷심을 발휘해서다. 셋째 날 6오버파를 적어내는 부진에도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몰아치기를 선보인 그는 우승을 확정한 뒤 양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호했다.
유해란은 "우승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한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던 것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지난해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세 번째 우승은 쉽게 해낼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준비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1승을 포함해 톱10에 9번 자리하고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될 때까지 파고든 유해란의 집요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기에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리지 않고 더욱더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겠다고 마음먹은 그는 발전을 거듭해 LPGA 투어 톱랭커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유해란을 지도하고 있는 염동훈 스윙코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LPGA 투어에 도전한 것처럼 유해란은 성장에 대한 남다른 욕심을 갖고 있다"며 "LPGA 투어 그린 적중률 1위와 버디 수 3위 등 지난해보다 주요 부문 상위권에 자리할 수 있었던 이유도 노력이다. 여기에 '2년 차 징크스를 깨야지' '세계랭킹 1위 한번 해야지' 등과 같은 주변 사람들 말이 유해란의 도전의식을 자극해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으로는 임팩트 순간 체중이 오른발에 남지 않게 하고 기존 구질인 페이드를 구사한 게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어졌다. 염 코치는 "6타를 잃었던 셋째 날 경기를 보니 페이드가 아닌 드로를 구사하고 있었다. 최종일 경기를 앞두고 연습장 가장 오른쪽 타석에서 목표 방향보다 왼쪽을 겨냥하고 페이드를 치는 연습을 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장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고진영은 LPGA 통산 16번째 우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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